최근에 Buzzfeed라는 유튜브 채널을 보게 되었다. 굉장히 구독자수가 많은 채널인데 여기서 나는 Worth It이라는 에피소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같은 제품이 극단적으로 싼 가격인 경우와 극단적으로 가격이 비싼 경우를 비교해서 체험해 보고 리뷰를 남긴다. 예를 들면 양복을 입어보는데 $399짜리 저렴한 편에 속하는 양복과 $7900짜리 최고급 맞춤형 양복을 입어보고 비교하는 식이다. 주로 음식에 대한 리뷰가 많지만(라면, 스시, 칵테일, 도넛 등), 음식이 아닌 다른 제품을 비교해 보는 경우도 있다(아파트, 자동차, 양복 등)
$1 도넛이 있고 $100 도넛이 있다. 당신은 어떤 것을 먹겠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를 선택할 것이다. $1 도넛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일반적인 도넛이고 $100 도넛은 특별 주문을 해야 하며, 천연 발효 도우와 특별 데코, 그리고 금박이 입혀진 도넛이다. 만약에 사랑하는 사람과 특별한 기념일을 챙기고 싶다면 $100 도넛을 먹는데 쓰는 돈이 아깝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돈을 얼마를 쓰느냐는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한 때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꿈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 이유는 돈이 많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산다면 행복할 것 같았다. 내가 지금 가진 것을 조금 포기하면서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참았고 버텼다. 그 과정이 힘들었지만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이렇게 참으면 언젠가 다 보상받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하나 붙들고 버텼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나는 지금의 행복이 중요하다. 스물여섯 살의 행복은 스물여섯 살에만 누릴 수 있고, 서른 살에는 서른 살의 행복이 있을 것이며 (뭔지는 모르겠다. 당장 내년도 어떻게 될지 몰라서), 마흔 살에는 또 마흔 살의 행복이 있을 것이다. 적금하듯이 행복을 쌓아두는 행동을 그만하기로 했다. 지금 오늘 하루가 행복하지 않다면, 나는 왜 그런지 진지하게 고민하며, 내가 행복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요인이 있다면 해결하거나 과감하게 쳐내는 중이다. 스물여섯 살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위해서는 돈을 아낌없이 쓰고 있으며, 이러한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려 매 순간을 열심히 즐긴다.
예를 들어 나는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데 쓰는 돈은 전혀 1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나는 맛집이나 예쁜 카페 등을 찾아 돌아다니고 음식에 돈을 쓰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맺고 있는 관계들은 어떻게 보면 내가 노력하지 않는 이상 끊어질 수도 있고 그러한 관계를 나중에 30대, 40대에 가서 다시 맺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말 좋은 사람,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먼저 만나자고 하고 내가 조금 여유가 있으면 비용을 대부분 내려고 하는 편이다. 이와 같이 커넥션을 나를 중심으로 많이 만들어 놓으면 그러한 연결이 쌓이고 엮여서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나는 굳게 믿는다. 실제로 나는 이러한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하고 경험을 서로 공유하면서 돈으로 매기기 힘든 값진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나한테 자주 하시던 말이 있다. ‘아프면 참지 말고 빨리 엄마한테 말한 뒤에 병원 가자고’. 우리 엄마가 나한테 이 말을 자주 하신 이유는 내가 아픈 걸 최대한 참을 때까지 참고 말을 안 하는 성격 때문이었다보다. 지금까지 나는 아픈 순간들이 아팠다. 병원을 가야 하는 육체적 아픔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아픔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동안은 주변 시선 때문에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했었고, 그 상처가 점점 깊숙이 안을 파고들어서 더 큰 아픔을 초래하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을 멀리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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