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31일
새해 마지막 날
그리고 나의 런던에서의 첫 아침
나는 9시쯤 숙소를 나왔다.
그날 내 앞에 펼쳐진 풍경은 이와 같았고, 나의 런던에 대한 첫인상은 ‘낭만적’이었다.
일요일이고 연말이라 사실 많은 관광지가 문을 열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날 런던 타워(Tower of London)와
테이트 모던 미술관(Tate Modern)을 가고
밤에 새해 맞이 불꽃놀이(New Year's Eve Firework)를 볼 계획을 세웠다.
아침에 나는 한적한 템즈 강을 따라서 천천히 걸었다.
살짝 추웠지만 그래도 템즈 강에서 나는 다시 한 번 런던을 느낄 수 있었다.
런던 아이, 빨간 버스, 그리고 아침부터 운동하는 런던 사람들.
나는 깊숙히 런던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천천히 버스를 타고 도착한 런던타워. 사람은 정말 많았다.
런던 타워는 천 년 이상 된 런던 왕실이 살던 성이다.
마치 한국으로 치면 경복궁 같은 느낌?
영국을 대표하는 관광지이고 그 만큼 연말에도 관광객이 많았다.
타워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가이드를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당연히 영어로 진행이 된다.)
그리고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유료로 빌릴 수 있으므로 런던 타워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추천한다.
기본적으로 타워 안에 있는 유물들은 영국 왕실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나는 사실 영국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다음번에 여기에 다시 오게 된다면 영국사를 조금은 공부를 하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런던 타워에서는 타워브릿지가 한 눈에 보인다.
영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답게 사람이 정말 많다. 다리는 진짜 예쁘다.
영어를 다 알아듣지 못하고, 영국사를 몰라도…
그럼에도 런던 타워는 정말 ‘런던스럽게’ 아름다웠다.
나중에 런던을 가족여행으로 오게 되면 꼭 다시 와보고 싶다.
런던 타워 ★★★★★
런던 타워 근처에는 여러 시장과 도심 지역이 연결되어 있다.
아쉽게도 내가 간 날이 일요일이고 연말이어서 대부분 상점이 닫았고 비교적 한산했지만,
나는 리든홀 마켓을 보고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해리포터의 다이애건 앨리 실제 촬영지였던 이 곳은
분위기 자체만으로 정말 취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상점들이 영업을 하고 사람들이 많다면 더 흠뻑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다음에 평일에 활발할 때 다시 오는 걸로!
리든홀 마켓 ★★★★
오후 3시 조금씩 어두워 지기 시작하고 소나기가 왔다.
런던은 정말 날씨가 변덕스럽고 비가 자주 내린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어지간해서는 비를 그냥 맞는다.
나도 런던에 며칠 머물다 보니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그냥 후드집업 하나 입고 다니면 가끔 내리는 소나기 정도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다닐 수 있다.
나는 비를 맞으며 테이트 모던으로 향했다.
테이트 모던은 영국의 무료 미술관이다.
유료 전시도 가끔 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무료이다.
영국은 이 점이 참 좋다.
테이트 모던을 포함해서 대영 박물관,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등등
대부분의 박물관이 무료이다.
그리고 무료로 관람하기 미안할 만큼 훌륭하다.
이런 문화는 영국이 오랫동안 선진국을 유지한 비결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테이트 모던에는 굉장히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내가 갔을 때는 모딜리아니 미술전이 열렸다.
입장료가 비싸서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다양한 주제전이 항상 열리고
미술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 꼭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미술이나 예술에는 문외한이어서 나는 작품들을 이해하는 것이 조금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는 여인, 1937, 파블로 피카소)
(가을의 카니발리즘, 1936, 살바도르 달리)
테이트 모던 ★★★★☆
12월 31일 매년 런던에서는 런던 아이와 빅벤 근처에서 새해 맞이 불꽃 놀이를 한다.
좋은 자리는 유료 티켓이 있어야 하고 이 유료 티켓은 보통 8월~10월 사이에 열리는데 금방 마감된다.
나는 티켓을 구하지 못해서 티켓이 없이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Blackfriar Bridge에서 구경했다.
정말정말정말 사람 많이 몰렸다.
나는 D-3시간인 오후 9시부터 삼각대를 펼쳐놓고 명당 자리를 잡놨는데
주변에 사람들로 둘러쌓이고 밀리고 장난 아니었다.
게다가 날씨도 추운 편이어서 발이랑 손이 엄청 추웠다. ㅠㅠ
기다리면서 옆에 온 독일인 커플이랑 칠레 친구들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타지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맞는 새해는 느낌이 색다르고 나름 좋았다.
2018년 1월 1일 런던에서는 불꽃이 터졌다.
London Day 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