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탈엔진입니다.
저는 지난 1월부터 6월, 영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조금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저의 교환일기를 이제 마무리 해 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6개월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혹시 여러분이 지금 대학생이고 4학년 막학기를 다니면서 졸업을 당장 앞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꼭 졸업하기 전에 교환학생이나, 만약에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어학연수라도 떠나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그동안 이십 몇 년 동안 살아왔던 한국이 전 세계에서는 굉장히 작은 부분이고, 말 그대로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 시간이 저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6개월 동안 제가 겪었던 일들을 다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정말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게 된 경험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는 영국에서 유학 중인 한인 친구들, 같이 버밍엄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온 전 세계의 친구들, 플랫메이트, 또는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난 수 많은 사람들을 통해 저의 가치관이 조금씩 수정되었던 것 같아요.
정말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보는 경험도 소중합니다. 제가 살았던 영국도 한국이랑 문화적으로 다른 점이 참 많았어요. 예를 하나 들면,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국가에서는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는 웨이터를 직접 말이나 손짓으로 부르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 문화가 익숙하지 않았고,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무례하다고 느낄 행동을 몇 번 했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직원을 불러서 음식을 주문하고 무언가 요구를 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행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들이 웨이터를 따로 부르지 않는 이유는, 웨이터도 손님들을 대접하면서 본인의 방식에 맞추어 순서대로 일을 진행할 것이며, 만약 손님이 그 순서를 무시하고 먼저 호출을 한다면 웨이터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흐름이 꼬이고 일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하기 힘들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해 보게 됩니다.
단편적인 예시를 하나 들었지만 이 외에도 문화적인 차이를 많이 느낄 수 있었고, 간혹 불편하다고 느끼는 점들도 있기는 했지만(ex. 상점이나 식당이 한국에 비해 굉장히 일찍 닫는다 등) 여기에 적응을 하다가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 문화가 많이 낯설었던 것 같아요. 다른 문화권에서 이방인(stranger)으로 살아간다는 것. 저는 이 경험이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와서 다수(majority)의 시각이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정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신앙적인 측면에서도 저는 정말 감사한 부분이 많아요. 저는 기독교인이고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따라 교회를 다닌 '모태신앙'입니다. 하지만 신앙심이 깊다고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세상일에 치여서 바쁘게 살고, 그러다 보면 평소에는 하나님과 예수님의 존재에 대해 거의 생각을 안 하다가 주일에 잠깐 교회 가서 회개하고, 선데이 크리스천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영국에서 6개월 동안 살면서 저는 하나님께서 좋은 교회에서 섬길 수 있도록 인도를 해 주셨고, 덕분에 많은 은혜를 받고 안전하게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앙이 굳건해 진 덕분에 제 삶에서도 많은 부분이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바뀌었던 것 같아요. 제가 섬겼던 버밍엄 사랑의 교회에서 좋은 지체들을 만나서 교제하고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더욱 더 확신할 수 있게 해 주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도 교환학생의 큰 메리트 중 하나입니다. 저는 유럽이 처음이었고 가고 싶은 나라가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요. 학기 중에도 주말을 이용해서 영국 안에서도 여행을 많이 다녔고, 부활절 방학이나 시험이 끝나고 좀 여유로운 시기에는 해외를 여행하기도 했습니다. 교환학생을 어느 나라로 갈 지에 대해서 아직 정하시지 못 한 분들이 있다면, 주변에 여행을 할 수 있는 지역이 많은 곳을 정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어요. 보통 대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서 유럽여행을 많이 가는데 한 번 가면 2주~3주씩 다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지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영국에서 프랑스 5일, 스페인 5일, 이탈리아 6일, 아일랜드 3일 이렇게 네 번에 나누어서 여행을 다녀서 중간중간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다닐 수 있었어요. 저가항공을 잘 이용하면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도 있구요.(ex. 버밍엄-더블린 왕복 31달러에 라이언에어 티켓 구매)
많은 분들이 영어가 많이 늘었는지 궁금해 하시는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영어가 많이 늘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책으로 배웠던 영어와 영국 현지 영어는 정말 달랐습니다. 그들이 쓰는 단어, 표현 등은 우리가 익숙한 미국식 영어와 차이가 많았으며 제가 6개월동안 가장 많이 한 말은 'Sorry?'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귀국 직전까지 영어는 많이 어려웠습니다. 참고로 제 IELTS 성적은 Overall 6.5이고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제 주변 공대생들 중에서는 평균 이상의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은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적절한 표현이 생각이 안 나더라도 일단 외국인에게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들에 비해 말이 느리고, 표현이 서툴기도 하지만 그들은 그런 것에 대해 크게 불편해 하지 않고 제 말을 들어주었 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한 대화를 마치고 나면 내가 까먹고 하지 못했던 표현들을 뒤늦게 떠올리게 되고, 그런 표현이나 단어를 중심으로 영국에서도 꾸준하게 영어 공부를 하였습니다. 분명한 것은 영어를 쓰는 국가에서 살더라도, 영어 공부를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면 영어는 생각보다 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제가 자주 찾아보던 유투브 채널이 있는데 바로 라이브 아카데미 입니다. 영어 회화에 도움이 되는 표현들을 많이 알려 주시는 채널이고 공짜로 듣기 죄송할 정도로 퀄리티가 좋습니다.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표현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표현을 외국인 앞에서 유창하게 쓸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정말정말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생각의 전환 2. 새로운 문화에서 살기 3. 신앙 4. 여행 5. 영어
이렇게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해서 제가 교환학생을 통해 느낀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는 제가 다녀온 영국도 몇 개월을 살아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아마 다른 나라도 각자가 가진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좋은 점은 제가 앞선 포스팅에서 설명을 한 번 했으니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의 마지막 교환일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 할까 합니다.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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