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좋아했다. 축구, 농구, 배드민턴, 수영 등등 새로운 스포츠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비교적 많았던 것 같다. 물론 모든 스포츠를 다 잘하는 건 아니었고 꾸준히 한 것도 아니었지만,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이야기를 할 때 다양한 스포츠를 해 보고 관심을 가졌던 경험은 여러 모로 좋은 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새로운 스포츠를 계속해서 배우려고 노력하고 주변 사람들과 즐겁게 하려고 시도를 하는 중이다.
오늘은 러닝(Running)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학창 시절부터 달리기는 줄곧 했지만, 본격적으로 러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살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었고, 신입생으로 학교 생활을 하면서 한참 외모에 관심이 많을 시기에 나는 스스로 조금 뚱뚱하다고 느꼈었고, 살을 빼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다. 짐(gym, 헬스장)을 가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했지만, 살을 빼려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된다는 말을 듣고, 나는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냥 뛰자니 뭔가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 해 9월 10km 마라톤 대회를 신청했고 그 대회를 완주하기 위해 여름방학 기간 동안 당시 살던 집 근처에 있었던 양재천을 열심히 뛰었다. 처음에는 3km만 뛰어도 죽을 것 같았는데 그 거리가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면서 체력을 키워 나갔다. 그리고 결국 가을에 있었던 10km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를 했다!
성취감을 느꼈고 그 이후로 마라톤을 계속해서 하면서 이듬해까지 10km 대회 한 번, 하프 마라톤(21.0975km) 한 번을 나갔다. 하프 마라톤은 조금 힘들었다. 17~18km쯤 되니 다리가 마비되는 느낌을 받았었고 진지하게 포기할까 생각도 수백 번은 더 했던 것 같다. 그래도 페이스를 낮춰서 다행히 완주를 했고, 이때가 지금까지 내가 뛴 경험 중에 가장 오래 뛰었던 경험이다. 20km를 넘게 뛰어본 적이 이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개인적으로 올해 한 번 더 하프 마라톤에 도전해서 2시간 이내에 골인을 해 보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스물한 살 여름에 입대를 했는데 군대에 있을 때도 물론 많이 뛰었다. 상병 때였나 한 번 휴가를 나와서 10k 마라톤 대회를 나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 공식 기록은 53분대였고 중간에 신발끈이 한 번 풀러 져서 묶고 낭비됐던 시간을 뺀 내 개인 측정 기록은 51분대였다. 확실히 군인이었을 때 체력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이때 세운 공식 기록이 지금까지 내 최고 기록이다.
전역을 하고 당분간은 운동 이외에 이런저런 바쁜 일들이 있다 보니 마라톤 대회를 한 동안 못 나갔었다. 전역 이후에는 한 번 마라톤 대회를 참여했는데 작년 가을에 있었던 JTBC 서울 마라톤 대회였다. 안 멈추고 완주를 했지만 기록은 생각보다 좋지 않은 55분대가 나왔다. 이 정도 기록이면 남녀 합쳐서 전체 참가자가 1만 명 정도 되었는데 그중 상위 16%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올해는 상반기에 한 번 10K, 하반기에 한 번 하프 마라톤을 나갈 생각인데 상반기 대회는 5월 19일 아식스 서울신문 마라톤 대회로 정해졌다. 목표는 50분 이내 골인이다.
지금까지는 내가 마라톤을 얼마큼 해 왔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보면 알겠지만 나는 운동에 엄청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결코 아니다.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 무리한 노력을 하지도 않는다. 내가 추구하는 건 펀런(Fun run)이기 때문이다. 나는 JSRC(JamSil Running Club)라는 러닝 크루에서 금요일마다 올림픽공원 인근을 달린다. 건강한 사람들과 같이 시원한 공기를 쐬면서 도심을 달리면, 몸은 힘들기는 하지만 완주 후에 굉장히 기분이 상쾌하다. 그리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밝은 에너지가 느끼고 좋은 기운을 많이 받고 간다는 생각이 든다. 잡생각이 많고 머릿속이 복잡할 때도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뛰다 보면 그러한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잊히는 경험을 몇 번 해 보았고, 이러한 이유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러닝을 추천하고 있다.
혼자서 러닝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꾸준하게 달리기가 사실 쉽지 않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 분들에게 두 가지 정도의 방법을 추천하는데 우선 앞서 내가 말한 JSRC처럼 러닝 크루를 주변에서 찾아보는 방법을 가장 추천한다. 서울의 경우 강남, 여의도, 잠실 등 곳곳의 지역에서 매주 특정 요일에 특정 장소에 사람들이 모여서 러닝을 한다. 보통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블로그, 카페 등으로 일정을 공지하므로 찾아서 정보를 얻는 걸 추천한다.
그런데 만약에 주변에 이러한 모임을 찾기가 어렵거나 시간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나이키 러닝 앱을 사용해서 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2013년부터 이 앱을 6년째 쓰고 있는데 상당히 편하다. 내가 뛴 거리, 시간, 속도 등의 데이터를 정리해서 보여주고 이 앱을 켜고 러닝을 하면 1km마다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를 알려주는 식으로 안내를 해준다.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알 수 있는 앱이고 강력하게 추천한다.
러닝은 가성비가 참 좋은 운동이다. 공짜고, 장비가 없이도 어디서나 할 수 있고, 그만큼 운동 효과도 좋다. 작년에 영국에서 살다가 왔는데 그 나라 사람들은 러닝 하는 게 굉장히 습관화가 되어 있어서 길을 걷다 보면 달리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구경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그러한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라면서 오늘 이 글은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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