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드라마 포스팅을 한 번 해 보려고 한다. 바로 <The Hour>라는 영국 드라마이다.
디 아워는 영국 BBC에서 2011년 제작하였고 6부작으로 시즌2까지 나왔다.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배경이 BBC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더 심혈을 기울여서 정성껏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드라마가 상당히 고퀄리티이고 정통 영국 악센트를 듣고 싶은 분들에게는 이만한 드라마가 없다고 생각한다. 영어 공부를 하기에도 괜찮은 드라마이다. 단,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당시 상황을 이해해야 이해할 수 있는 그러한 표현도 가끔 나오기 때문에 참고하기를 바란다. (예를 들면 Ep1 초반부에 프레디가 벨을 Moneypenny라고 부르고 벨은 프레디를 James라고 부르는데 이는 007에서 제임스 본드가 본드걸을 Moneypenny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배경은 1950년대 영국 런던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흑백텔레비전, 스튜디오, 집 인테리어 등은 당시의 모습을 잘 재현하여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그랬다고는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사람들은 정말 담배를 많이 피운다. 사람들이 그 시절에도 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보다. 나는 이 당시 런던 사람들의 패션 감각이 21세기인 지금 보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상당히 세련되었다고 생각하고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드라마는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Costume Drama이며 Journalism을 소재로 다룬다. 냉전시대의 미국과 소련의 대립 속에서 치열했던 이데올로기적 대립 상황과 제2차 중동 전쟁(수에즈 위기)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드라마를 보는 데에 조금 수월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그러한 작품도 좋기는 하지만, 당시 시대를 풍자하고 비판적인 의도가 담긴 작품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주인공인 프레디와 벨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진실을 파헤치려 하는 참 언론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그렇듯 이 드라마에도 러브라인이 있다. 프레디, 벨, 헥터의 삼각관계인데 이 관계를 보는 것도 재밌다. 프레디와 벨은 친구 사이라기에는 상당히 깊고 그렇다고 연인 사이라고 보기는 애매한 그런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는 듯하다. 그리고 벨을 처음 보자마다 수작(?)을 부렸던 헥터는 결국 유부남임에도 벨과 불륜을 저지르고 만다.
많은 한국 드라마에서도 러브 라인이 나오기는 하지만 느낌이 조금 다르다. 한국 드라마는 보통 모든 사건이 이 러브 라인과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받지만, 디 아워는 러브라인은 그 나름대로 끌고 가면서 별도의 소련 스파이나 수에즈 운하 사건을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간다. 나는 개인적으로 디 아워의 스타일이 더 좋지만, 세 가지의 사건을 어느 하나 제대로 끌고 가지 못하고 깔짝대다(?) 시즌이 끝나서 별로라는 혹평도 있었다.
나는 예전에 영국에서 6개월을 살았었고 런던도 여러 번 다녀와서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런던의 모습이 굉장히 반갑다. 약 60년 전을 시대적 배경으로 가지고 가는데도 크게 어색하거나 이상한 부분이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60년 전과 지금의 차이를 비교해보면 영국은 (적어도 외국인이 보았을 땐) 엄청 확 변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국가가 보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거라고 추측을 해볼 수도 있겠다.
결론적으로 나는 디 아워라는 드라마를 매우 매우 추천하고, 시즌 2도 조만간 볼 생각이다. 하지만 이해하기 쉬운 드라마는 결코 아니다. 한글자막 없이 보려면 중급 이상의 영어 실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내용이 살짝 어렵지만 1950년대 세련된 영국인들의 모습이 궁금한 분들이라면 꼭 보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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