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나는 예상치 못하게 전 회사에서 퇴직을 하게 되었다.
굳이 지난 이야기를 주절주절 쓰고 싶지는 않고, 암튼 올해 2월에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3월에 백수가 되었다. ㅋㅋ
사실 퇴직을 하는 시점에 나 스스로 되게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2달 정도 스스로에게 휴가를 주기로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여행은 못 가는 상황이었고, 대학교 때 누려보지 못한 완전 자유(!)를 처음 느껴보았다. 정말 좋았다 :)
넷플릭스랑 JTBC 월정액을 신청해서 영화, 드라마, 예능, 다큐를 미친듯이 보고.. 작년 말부터 하던 크로스핏을 주 6일씩 갔다. 그러다가 이전부터 배워보고 싶었던 스쿼시를 배우기 시작했다. 틈틈이 개발 공부도 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개발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낀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JavaScript와 TypeScript를 공부하고 Node.js, Docker 온라인 강의를 들으면서 실습했다. 운영체제나 네트워크 등 컴퓨터학과 전공과목들도 다시 공부하고, 백준에서 알고리즘 문제도 스터디를 꾸려서 매주 꼬박꼬박 풀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을 엄청 타이트하게 하진 않았다. 설렁설렁 할 때도 많이 있었다. ㅋㅋㅋ 회사처럼 각 잡고 일 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롭게 배우고 싶은 것들 공부하는 시간이 재밌고 행복했던 것 같다. 공부하다 피곤하면 쉬면서 좋아하는 책도 읽고 유투브도 보고하면서 온전하게 백수 라이프를 즐겼다.
4월까지는 그냥 나의 시간을 온전하게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점이 되게 좋았다. 하지만 그렇게 두 달 정도 하다보니 실행력도 떨어지고, 폭발적으로 성장한다는 느낌은 없었다. 약간 정체된 느낌에 불안감이 조금씩 밀려오기 시작했고, 그래서 5월 초부터 구직을 시작했다.
다른 모든 일이 그렇듯, 무슨 일을 하든지 본인의 마음가짐이 정말 제일 중요하다. 3월에 바로 구직을 했으면, 되게 금방 지치고 힘들고 회의감도 많이 들었을 것 같다. 그러면 결과도 안 좋았을 확률이 높다. 휴식이 필요한 시기에는 충분하게 휴식을 취하고, 다시 신발끈을 매고 달릴 준비가 된 시점에 전력으로 달려가는 것. 그 템포 조절을 잘 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느낀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경기가 참 어렵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직 활동을 하는 일은 정말 생각보다 어려웠다. 많은 회사들의 기존의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새로 직원을 뽑는 회사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한달 반 정도의 구직 시기가 정말 힘든 순간들이 중간중간 많았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다른 분들이 나처럼 힘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솔직하게 있다.
본격적으로 이력서를 넣고 인터뷰를 보는 구직 활동을 하기 전, 스스로에게 구직을 왜 하고 싶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은 꼭 하고 시작했으면 좋겠다. "돈 벌려고", "그냥 남들이 하니까..." 또는 "개발자가 멋있어 보여서..." 와 같은 추상적인 이유 보다는 좀더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이유가 있으면 좋다. 왜냐하면 구직 활동은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고 약해지기 쉬우며, 멘탈이 쉽게 무너지기 너무나도 좋은 시기이기 때문이다.(나만 그랬나..)
나의 경우는 구직을 시작하면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나가는 이 시기에, 회사와 내가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실력을 쌓고 싶어서 + 비즈니스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or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회사에 가고 싶어서" 이러한 조건에 맞는 회사를 가고 싶었고 그렇게 구직을 시작했다. 왜 회사를 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답이 생기면, 어떤 회사를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답이 나오게 된다. 실제로 이러한 질문은 인터뷰 중간중간 정말 많이 받았다. 자세한 건 나중에 인터뷰 준비 편에서 다루어 보도록 한다.
나는 한달 반의 구직 기간동안
SPA 라이브러리 기반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 포지션(신입 ~ 3년차 수준까지)으로
50+ 군데의 회사/부서에 이력서를 넣었고
20+ 군데에서 코딩 테스트/사전 과제/서면 질문지 등의 테스트를 거쳤으며
4번의 스크리닝 화상 면접을 보았고
7번의 온사이트 기술 면접을 통해
최종적으로 2 군데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물론 중간중간 내가 채용 프로세스를 중단한 회사도 있다.(인터뷰 경험이 좋지 않았거나, 이미 오퍼를 받아서 이후 채용 프로세스가 필요 없어진 경우 등)
이직 이야기는 연재물로 작성해 보려고 한다. 먼저 구직을 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한 첫 번째 글을 시작으로
- 마음가짐
- 이력서 작성
- 코딩테스트 및 사전과제
- 기술 인터뷰
- 연봉 협상 및 최종 결정
이렇게 다섯 가지 순서로 글을 작성해 보려고 한다.
그러면 다음 포스팅에서 본격적으로 이력서를 준비하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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