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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웬의 서재] #1. 팩트풀니스(Factfulness, 2018)

머릿말에서 저자는 독자에게 세계의 관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를 테스트를 하는 13개의 문제를 낸다. 그리고 그 문제를 대부분의 세계인들이 틀린다는 것을 알려준다. 어느 정도로 틀리냐면 무작위로 찍는 침팬지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이 틀린다. 놀라운 사실은 소위 말하는 지도자들, 지식인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그들이 점수가 더 낮은 경우도 많았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극적인 내용에 집중하고 이로 인해 극적인 세계관을 가지게 됨으로서 세상을 체계적으로 왜곡해서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사람들의 오답 비율이 쏠리는데 그 이유를 저자는 인간이 세상을 인지하는 본능에 기인했다고 판단한다. 그 본능이 체계적인 왜곡을 만들고 있다는것이다. 그렇게 이 책은 현재 인간이 머릿속 세상과 사실 세상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면서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체계적 오류를 10가지로 분류해서 설명한다.

 

1. 간극본능 The Gap Instinct

사람들은 세상을 두개의 집단으로 분류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마치 선진국과 후진국 이런 식으로 말이다. 과연 그 기준은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국가마다, 그리고 사람들의 소득마다 그 기준은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애초에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게 두 그룹으로 쪼개지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다. 우리는 마치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전 세계가 양분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1/7의 선진국, 1/7의 후진국, 그리고 나머지 5/7은 중간의 삶을 사는 사람들로 전 세계는 이루어져 있다.

대체로 세상에는 중간에 다수가 존재하고 양 극단에 소수가 존재한다. 또는 두 집단은 상당수가 겹치기도 한다. 세상을 두 집단으로 분류하면 중간의 다수를 놓치거나 겹치는 부분을 무시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존재하고 있는 것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세계를 둘로만 나누면 중간의 다수라는 큰 시장을 놓치고 작은 시장만 바라보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게 된다. 마치 서구 사회의 상당수의 사람들이 한국이 아직도 전쟁 중이고 굶어 죽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라고 착각하고 있으며 이는 그들에게 엄청난 손해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그래서 세상을 좀더 사실과 가깝게 보기 위한 방법으로 4단계 구분을 제안한다. 그 구분은 간략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 1단계 : 1인당 1일 소득 2달러 이하. 전세계 7명 중 1명
  • 2단계 : 1인당 1일 소득 8달러 이하. 전세계 7명 중 3명
  • 3단계 : 1인당 1일 소득 32달러 이하. 전 세계 7명 중 2명
  • 4단계 : 1인당 1일 소득 32달러 이상. 전 세계 7명 중 1명

그래도 참 다행인 점은 세상이 점점 좋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200년 전에는 전 세계 인구의 85%가 1단계에 있었으며, 최근 몇십 년 동안 선진국의 경우 여러 세대를 거쳐서 2~4단계로 올라왔다. 저소득 국가에서도 60%이상의 여성이 초등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간극 본능을 자극하는 사례들이 많은 것 같다. 재벌과 서민이라는 분류, 진보와 보수라는 분류 등. 자세히 보면 이 양극단 사이에 대부분의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중간의 사람들을 인지할 수 있는가에 따라서 우리사회의 선택이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2. 부정 본능 The Negativity Instinct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시리아 내전, 테러, 환경 문제, 경제 위기 등등을 이유로 들면서 말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세상이 좋아지고 있다는 뉴스는 많이 보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극빈층 비율을 보자. 1장에서 제시한 네 단계 분류로 보았을 때 1800년에는 인류의 약 85%가 1단계에 해당하는 삶을 살았다. 그 비율은 1966년 50%까지 줄어들었으며, 그 이후로도 급격하게 줄어서 2017년에는 9% 수준까지 내려왔다. 인류는 모두 1단계에서 삶을 시작했고 불과 50여년 전만해도 상당 수의 사람들이 이렇게 살았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세상은 그만큼 많이 좋아졌다.

아래는 스웨덴의 지난 200년간 평균 수명 그래프이다. 스웨덴은 1800년에만 해도 기대 수명이 30살 정도 였었다. 이 수치는 스웨덴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비슷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날 스웨덴은 전 세계에서 평균 수명이 가장 높은 나라들 중 하나로 평균 80살 이상을 산다. 오늘날 세계 평균 기대수명은 70살이며, 평균 수명이 50살 이하인 나라는 없다.

물론 오늘날 좋아지는 것만 있는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더 주목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는 언론도 크게 한 몫을 한다. 또한 사람들은 어렵고 힘들었던 과거를 좋았다고 잘못 기억하기도 한다. 부정본능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상황이 나쁘지만 나아지고 있다라고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상황은 나쁠 수도 있고 좋을 수도 있으며 때로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없기도 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3. 직선 본능 The Straight Line Instinct

2014년 8월부터 서아프리카에 출현한 에볼라의 세계보건기구 연구 논문이 나왔다. 감염자는 1–2–3–4–5로 직선으로 증가하지 않고 1–2–4–8–16으로 2배씩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감염자 1명이 사망전에 2명 이상에게 병을 옮겼다. 그러다 보니 하루당 새감염자수가 3주마다 2배로 늘었다. 9주(2배 증가가 세번 반복되는 때)가 지나면 감염자는 8배로 늘어나게 되었다. 문제를 3주 늦게 처리할 때마다 감염자 수는 2배로 늘고, 필요한 자원도 2배 늘어날 거란 얘기다. 상황 악화가 직선으로 진행되려니 생각했지만, 데이터를 보면 2배로 빨라지고 있었다. 저자는 이 때 에볼라 위기의 규모와 위급함을 너무 늦게 알았다고 회상한다.

많은 사람들은 세계 인구가 '단지' 증가하고 또 증가할 것이라고 오해를 한다. 사실 지난 과거를 보면 이 내용이 맞다. 인류가 농사를 시작한 기원전 8000년 전에는 전 세계의 총 인구가 약 500만명 정도였다가 이 수치는 약 1만 년 동안 천천히 증가했다. 그리고 1800년에 이르러 10억을 돌파했다. 그 이후로는 130년만에 10억을 돌파했다. 그리고 약 90여년 만에 그 수치는 50억이 또 늘었다. 앞으로 13년이 지나면 전 세계 인구는 지금보다 10억명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인구가 과연 계속 이렇게 단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까? 위 그래프는 유엔이 예상하는 2100년 0-15세 아동 인구 비율이다. 참고로 주요 선진국의 85% 정도의 사람들은 이 문제를 틀렸다. 정답은 C이다. 유엔은 2100년 아동 수를 지금과 동일한 20억 명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들은 21세기가 끝날 무렵 지구의 인구는 100억에서 120억 정도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까지 인구가 빠르게 증가했고 지금도 증가하지만 그 증가 폭은 점점 둔화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여성 1인당 평균 출생아수는 1965년 기준 5명이었다. 5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수치는 2.5명이다. 그 사이 상당 수의 사람들은 극빈층을 탈출하였고 또 농사를 짓는 가족들도 줄어들었기에 대규모의 가족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를 적게 낳아서 잘 먹이고 잘 기르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현대 피임법의 발전으로 성생활을 줄이지 않고도 아이를 적게 가지는 것이 수월해진 부분도 있다.

'가난한 아이를 구하면 인구가 늘어난다'고 해서 빈민국의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봉사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한 때 있었다. 이 말은 얼핏 들으면 맞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정 반대이다. 인구 성장을 멈추기 위해서는 지금 남아있는 극빈층이 최대한 빠르게 극빈층을 탈출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육과 피임을 포함하여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면 자연스럽게 출생률은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까지 많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난 변화로 증명되었다.

여러가지 지표들을 보면 직선도 있고, S자 곡선도 있고, 미끄럼틀도 있고, 낙타 혹 모양 곡선도 있다. 예를 들어 수명은 1단계 → 4단계로 갈수록 직선으로 증가한다. 반면 초등교육, 예방접종 비율과 같은 지표는 1단계에서는 낮다가 2단계에서 가파르게 올라가고 3,4단계에서는 다시 평평하게 유지된다. 이와 같이 모든 지표들은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을 우리가 기억하고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섣부른 단정을 짓고 엉터리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4. 공포 본능 The Fear Instinct

비행기가 추락해 부상자들이 긴급히 헬리콥터로 병원에 도착했다. 부상자는 붙은 상하의가 붙은 옷에 구명조끼를 입은 남자였다. 그의 팔다리에 경련이 일었고 저자는 간질 발작이라고 생각했다. 상하의가 붙은 옷을 보고 공군 조종사 옷이겠구나 생각하는 찰나에 바닥의 흥건한 피를 보았다. 빠르게 응급처치해야한다고 생각했고, 환자의 상황을 자세히 파악한 결과 저자는 환자가 격추당해 스웨덴 영토에 떨어진 러시아 공군 조종사이며 러시아가 스웨덴을 공격해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의 판단과 정반대였다.비행기 조종사는 러시아 사람이 아니라 스웨덴 사람이었고, 전쟁이 아니라 평화로운 시기였으며, 간질 발작이 아니라 추위에 몸을 떨었고, 그래서 말을 알아듣기 힘들었던 것이였다. 피는 구명 조끼안에 들어 있던 컬러 앰플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모든 판단이 그럴 듯했다.

우리는 뇌에는 간극 본능, 부정 본능, 직선 본능 등 10가지 본능의 필터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정보는 이필터를 통과 못하지만, 극적인(이야기가 있는) 여러 본능에 호소하는 정보는 구멍을 통과한다. 결국 극적 본능에 딱 맞는 정보만 주목하고 다른 정보는 무시해버린다. 그리고 언론이 그 본능을 이용해 주의를 사로잡는 탓에 우리는 세상을 과도하게 극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극적 본능 중에서도 뉴스 생산자가 정보를 선별해 우리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포 본능이 아닐까 싶다.

2016년에 초에 4000만대의 상업 항공기가 목적지에 무사히 착륙했다. 치명적 사고를 당한 항공기는 10대에 불과하다. 언론이 언급하는 항공기는 당연히 이 10대다. 전체 항공기 가운데 0.000025%다. 무사히 착륙한 항공기는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다. 2016년이 항공 역사상 두 번째로 안전한 해였다는 사실 같은 것들 말이다.

1930년대에는 비행기를 탄다는게 매우 위험한 일이었고, 사고가 많아 승객이 겁을 먹곤 했다. 1944년 시카고 합의 이후로 항공 사고 보고 양식을 통일해 서로 공유하고 위험 요소를 조직적으로 찾아내고, 안전조치를 개선해나갔다. 공포 본능은 워낙 강해서 전 세계가 협력해 위대한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해마다 4000만대의 무사고 비행기가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5. 크기 본능 The Size Instinct

사람들은 비율을 왜곡해 사실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비율을 왜곡하는 것은 다시 말해 크기를 오판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향이다. 숫자 하나만 보고 그 중요성을 오판하는 것과 하나의 사례, 즉 눈에 보이는 피해자 한 명의 중요성을 오판하는 것은 본능에서 나온다. 크기 본능은 우리의 제한된 관심과 자원을 개별 사례나 눈에 보이는 피해자, 또는 우리 눈앞에 있는 구체적인 것에 쏟게 만든다.

책에서 저자는 모잠비크에서 의료 사역을 하던 1980년대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가 일을 하던 병원에서 한 해에 태어난 신생아 수는 946명이고 그 중 52명이 사망했다. 그 병원은 나칼라 지방에 위치했는데 나칼라 지역 전체로 보면 매년 신생아 수는 약 15,000명이고 당시 아동사망률은 26%였다(3,900명) 즉, 병원에서 사망한 52명이 그 안에서는 정말 큰 수로 보이지만 이는 전체 사망하는 아동의 1.3%에 불과하고, 병원 밖으로 시야를 돌리면 나머지 3900명의 죽음을 막기 위해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숫자를 정확하게 보는 것은 우리가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게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크기본능을 억제하는 여러가지 방법을 저자는 제시한다. 첫 번째로 수를 비교하는 것이다. 2016년에 420만명의 아기가 죽었다. 이 수 하나만 보면 엄청난 보이지만 이전의 다른 수와 비교하면 다르게 보인다. 그 전해에는 440만 명이었고, 그전해에는 450만명, 1950년에는 1440만명이었다. 1950년에 비해 1000만이상이 줄어든 것이다

스웨덴에서 곰에게 목숨을 잃은 사건과 여성이 옛 남자친구에게 보복성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은 어떤 것이 더 빈번하게 일어날까? 2004년 세 아이의 엄마인 38세 여성 마리 라르손은 그녀의 옛 남자친구에 의해 도끼로 머리를 여러 차례 맞아 살해당했다. 스웨덴 언론의 보도는 지방신문에 짧게 언급된 정도로 적었다. 반면 세아이의 아버지인 40세의 요한 베스텔룬드도 같은날 사냥을 나갔다가 곰을 만나 목숨을 잃었다. 그는 1902년 이후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곰에게 목숨을 잃은 사람이 되었다. 이 사건은 스웨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 됐다. 언론 보도만 보면 곰 사건이 전애인 사건보다 더 임팩트가 클 것 같다. 하지만 스웨덴에서 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는 일은 한 세기에 한번 일어나는 사건이다. 반면 여성이 옛 애인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은 30일에 한번 꼴로 일어난다. 규모로 치면 전자가 약 1300배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비율을 왜곡하기는 매우 쉽지만, 그것을 막을 쉬운 해결책이 있다. 많은 수를 비교할 때 가장 큰 수를 찾는 것이다. 80/20법칙으로도 알려져 있는 이 법칙은 우리가 나열된 모든 문제를 똑같이 중요하게 보는 것이 아닌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예를 들면 세계 에너지원을 가나다 순으로 나열하면 가스, 바이오연료, 석유, 석탄, 수력, 원자력, 지열, 태양광, 풍력 등 이렇게 여러가지가 있다. 위의 표를 보면 그 중에서 석유, 석탄, 가스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들에 먼저 집중해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마지막으로 수를 정확하게 보는 방법은 수를 나눠보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신생아 사망자 숫자를 보면 1950년에는 1000만명, 2016년에는 420만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전체 태어난 아이의 수는 1950년은 9700만명, 2016년은 1억 4100만명이다. 영아 사망률은 비율로 보면 15%에서 3%로 줄어든 것이다. 물론 당연히 이 수치는 더 줄어야 하겠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숫자를 나누어서 더 객관적으로 봐야 할 때가 분명히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