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많은 청년들이 한 번 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 같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누군가의 눈치나 지시 없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요즘처럼 취업도 어렵고 기업에 들어가도 살인적인 근무를 해야 하는 현실에서는 반갑게 들립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작년에 전역을 하고 저는 한국의 수직적인 기업문화가 너무 싫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서 창업을 꿈꾸는 한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더욱 공감이 되었고 몰입해서 읽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의 저자인 써니사이드업의 전아름 대표도 22살에 창업을 시작한 계기가 여느 20대 대학생들과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문화'라는 컨텐츠를 가지고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그녀는 공모전을 준비하던 친구들과 팀을 꾸려서 사업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사업이 진행 될수록 서로 트러블이 많아지고 결국 하나 둘 팀을 떠나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미디어에서 우연히 조명을 받게 되고 네이버 뉴스에 기사가 나가면서 저자는 유명세를 탑니다. 그녀는 유명해진 계기가 여성, 20대, 대표라는 키워드 때문인 것 같다고 회상을 하는데요. 실제로 수익은 나지 않지만 저자는 자신이 성공한 것이라고 착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사내문화와 직원복지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지출은 늘어나고 수익은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금융권의 대출을 받게 됩니다. 여러 기관에서 대출을 받고 사채까지 쓰면서 빚이 결국 1억 5천만원 까지 불어났다고 합니다. 독촉 전화와 협박까지 받았다고 하네요. 사실 이러한 것들이 불법이고, 벤처기업이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찾아보면 있었지만 23살의 전 대표는 당시에 그러한 것들을 알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녀는 유럽으로 도피(?)를 합니다. 많은 돈을 들고 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유럽에서 사람들이 문화를 빈부나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즐기는 모습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리고 나서 귀국을 하고 악착같이 일을 해서 빚을 결국 다 갚아내게 되는데요. 돈이 되는 일은 뭐든지 다 하겠다는 자세로 일을 하고 그러면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믿었던 파트너에게 사기를 당할 뻔 하기도 하고, 여성으로서 사업을 하면서 장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많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솔직하게 이야기 합니다.
그녀는 크고 작은 실패도 하고, 크고 작은 성공을 한 경험을 고스란히 이 책에 적어서 20대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해주는 조언들이 멀리 있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당장 내가 지금 창업을 한다면 새겨들어야 하는 이야기들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창업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직접 시행착오를 충분히 겪을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그녀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고 고민을 통해 무슨 답을 얻게 되었는지 알려주고 있어요.
물론 그녀도 본인이 말하지만 아직 성공한 사업가도 아니고 이러한 조언을 하기에는 조심스럽다고 하시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렇게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는 책들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녀가 말하는 인맥 관리, 자금 관리, 업무 프로세스, 홍보, 마케팅 등등에 대해서 초기 스타트업들은 이를 그대로 100%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만 참고해서 회사를 운영하면 적어도 큰 실패는 하지 않은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녀가 자신의 시간, 돈, 열정을 투자해서 얻은 귀중한 교훈을 이 책을 통해서 전달하는 것이니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창업이라는 것이 뭔가 꼭 대단한 것을 해야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창업을 하면서 피봇(Pivot : 사업 아이템이나 방향을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망설일 필요는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문화라는 컨텐츠는 사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어찌 보면 우리의 삶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문화 관련 컨텐츠를 지금까지 시도하였고 그 중 대부분이 현재 남아있지 않습니다. 전 대표도 사업을 진행하면서 본인의 판단 또는 소비자의 반응을 통해 피봇을 진행합니다. 굉장히 위험하고 두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만약에 현재 상황에 문제가 있다면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피봇을 결정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재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예비창업가나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이 많은 20대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