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일차
영국은 주말 그리고 연말에 사람들이 대부분 쉬고 싶어 한다.
그래서 … 많은 곳들이 영업을 하지 않는다.
상점, 음식점, 박물관, 미술관 등등 …
하지만 런던에서는 매년 1월 1일에 특별한 행사를 하는데 그것은 바로
London New Years Parade
새해의 첫날 런던 도심의 아름다운 공원인 Green Park 꼭지점에 있는 Underground역에서 출발하여
런던의 쇼핑 중심지인 Soho로 들어가는 Piccadilly Circus를 지나
National Gallery 앞에 있는 Trafalga Squrare를 지나
Westminster에서 마무리 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 퍼레이드는 낮 12시에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근처에 있는 버킹엄 궁전을 가보기로 했다.
버킹엄 궁전 내부 관람은 여왕이 휴가를 떠난 7~9월 중에만 한시적으로 가능하다.
그래서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날씨가 좋다는 조건 하에 격일로 오전에 근위병 교대식을 한다고 해서 일단 한 번 가 보았다.
새해 첫 날인데도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모두의 바람과는 다르게 날씨가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ㅠㅠ
하지만 궁전은 바깥에서 보는 것도 충분히 근엄했고 웅장했다.
여름에 런던을 오게 된다면 안에 꼭 들어가 보고 싶다!
버킹엄 궁전 ★★★☆
낮 12시 나는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피카델리 거리를 천천히 걸어 나아갔다.
이날은 도로가 사람들로 굉장히 붐볐다.
퍼레이드를 한 곳에서 꾸준히 본 것은 아니었고
행진을 따라 같이 걸어가면서 구경하다 걷다를 반복했다.
고등학생 오케스트라, 치어리더, 콜롬비아 전통 민속 춤, 중국 서커스 등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준비한 퍼레이드는 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
그리고 단순히 퍼포먼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익적인 캠페인 성격도 가지고 있었다.
영국은 이러한 캠페인 그리고 기부 문화가 참 발달되어있는 나라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New Years Parade ★★★★★
퍼레이드를 보고 나서 동행했던 분과
Pizza Express라는 영국의 피자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을 가 보았다.
영국 식당은 한국과 약간 주문 방식이 다르다.
고급 식당이 아닌 이상 우리는 가게에 들어가면
손을 들어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면 맛있게 먹고
다 먹으면 나가는 길에 계산을 하고 나오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영국은 달랐다. 좀 많이 달랐다.
먼저 식당에 들어가면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 기다린다 … 언제까지?
웨이터가 메뉴판을 가져다 줄 때까지
웨이터가 우리를 기다리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웨이터를 기다리는 개념이다.
그리고 메뉴판을 받으면 메뉴를 고른 뒤 … 또 기다린다.
이 때 웨이터에게 신호 (eye contact)를 보낼 수는 있지만
직접 부르거나 손짓을 하지는 않는다.
이제 웨이터가 와서 주문을 받으면 음식이 나오고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나서 다 먹었으면 웨이터가 빌지를 가져 올 때까지 … 또 기다린다.
빌지를 가져다 주면 카드 또는 현금을 테이블에 올려 놓는다.
그러면 웨이터가 계산을 해서 다시 돌려준다.
그러면 이제 식당을 나오면 된다.
나는 처음에 이러한 방식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고 답답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좀 더 여유롭게 천천히 식사를 즐길 수 있고
손님은 자리에서 일어날 필요 없다. 말 그대로 서비스인 것이다.
이렇게 좋은 서비스를 해 주는데 이게 공짜일 리는 없다.
영국은 식당마다 다르긴 하지만 특별한 말이 없으면
식사 비용의 12.5%가 service fee 라는 명목으로 추가되어 계산이 된다.
따로 팁을 주는 건 없지만 강제로 팁을 주는 셈이 되는 것이다. ㅠㅠ
만약 20 파운드짜리 식사를 했다면
service fee가 20*0.125=2.5파운드(약 4000원)가 붙는 것이다.
암튼 이렇게 힘든 식사(?)를 마치고
원래 계획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가보는 것이었지만
이미 점심을 마치니 4시가 넘었고 날은 조금씩 어두워 지고 있었다.
겨울에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3시 30분에 문을 닫아서 들어갈 수 없었다.
아쉬운대로 웨스트민스터 사원, 영국 국회, 빅벤, 런던아이 등을 보면서 걸어왔고
예쁜 야경을 보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저녁에는 소호에서 쇼핑을 했다.
소호는 한국의 가로수길 같은 곳이었다.
수많은 고급 식당과 명품 매장이 늘어서 있었고,
꼭 명품이 아니라도 대중적인 SPA 브랜드 매장도 많았다.
마침 새해라서 할인을 많이 하고 있었고
나는 GUESS에서 청바지 그리고 GAP에서 후드를 하나씩 괜찮은 가격에 샀다.
런던에서 쇼핑을 하고 싶다면 소호를 강력히 추천한다.
소호 ★★★★☆
그리고 나서 숙소에 들어갔는데
알고보니 내가 머문 Clink78 호스텔 지하에는 바가 있었다.
여기서 새해라고 Karaoke night을 했다 ㅋㅋ
정말 다양한 국적의 말들이 들렸다.
기본적으로 영어가 공용어였지만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등
다양한 언어가 주고갔고 나도 한국인을 몇 명 만나서 굉장히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영국의 Karaoke Night은 펍이나 바 같은 곳에서 마이크가 가운데 있고
본인이 신청을 하면 보통 스크린에 있는 lyrics를 보고 노래를 하는 형식이다.
초반에는 좀 잔잔하다가 다들 취하기 시작하면 상당히 재밌다.
떼창도 많이 한다.
나는 어떤 한국인이 강남 스타일을 선곡해서 같이 불렀는데 유럽애들 엄청 열광하더라 ㅋㅋㅋ
신기한 경험이었다.
노래를 잘 못 불러도 유명하고 신나는 노래 하면 일단 70%는 먹고 들어간다.
결국 다 같이 따라 불러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 영국 2일차 일정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