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4일차
런던에서의 사실상 마지막 날
내일은 내가 교환학생을 하게 될 버밍엄으로 아침에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이 날은 정말 많은 것을 후회없이 하고 가고 싶었다.
오전에 킹스크로스 역에 들러서 레일카드를 발급 받고,
9와 3/4 승강장을 방문했다.
그리고 이 날 나는 두 군데의 박물관을 갔다 왔다.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이하 V&A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지하철을 타고 V&A로 가는 데는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숙소를 정말 잘 잡은 것 같다.
내가 런던에서 5일동안 머무른 숙소는 Clink78이라는 숙소이다.
킹스 크로스 역에서 가깝고 패링던 로드를 따라 쭉 걸어가면 템즈강이 나온다.
그리고 대영박물관, 소호, 시티 오브 런던, 런던 타워, 캠든 마켓 등
영국의 주요 관광지의 중심부에 있어서 왠만한 곳을 가기에 편리한 점도 장점이다.
이 뿐만 아니라 그리고 평소에는 가장 저렴한 12인 도미토리 기준으로
한화로 2만원 정도에 숙박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지하에 바가 있어서,
여기서 저렴한 가격으로 술도 마시고
새로운 게스트들과 친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나도 여기서 많은 게스트를 만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여하튼 나는 V&A에 도착했고 여기도 당연히 입장료가 무료이다.
나는 지도를 들고 가면서 1파운드를 기부했다.
V&A는 대영박물관만큼 크고 볼 전시가 많다.
총 Level 0~6까지 있으며 전시는 크게
Exhibition, Asia, Material & Technologies, Europe, Modern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내 기준으로 하루에 절대 다 볼 수 없었고 이틀 정도 필요해 보였다.
다음번에 런던을 다시 갈 일이 있을 때 대영박물관과 함께 꼭 다시 가 봐야 할 곳이다.
나는 Level0,1의 Europe과 Asia 쪽을 관람했고
유럽 중세시대와 르네상스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았다.
대영박물관은 약간 역사적 의의를 지닌 유물들이 많았다면,
여기 V&A는 미술적, 예술적으로 의의가 있는 작품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설명을 모두 꼼꼼하게 읽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 작품들이 미적으로 훌륭하다는 것은 금방 느낄 수 있었다.
학창시절 미술 시간에 로마네스크 양식, 그로테스크 양식 등등
이런 용어들을 어렴풋이 들어본 정도로만 미술사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설명을 이해하는 게 많이 어려웠다. ㅠㅠ
내가 수준이 낮은 건지… 얘네가 수준이 높은 건지… 모르겠다.
V&A ★★★★☆
V&A를 오후까지 관람하고 점심은 Thai 레스토랑에서 간단하게 먹고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이곳은 가족 동반 관람객이 정말 많았다.
그리고 내가 여기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금방 보고 나오긴 했지만
과학, 공룡, 우주 이런 분야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면
스킵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도 안에 여러가지 관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기억나는 건 우주, 지구과학, 인류, 공룡, 동물, 식물 등등으로 나뉘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머리도 아프고 배도 아프고 ㅋㅋㅠㅠ
아이들이 정신없이 떠드는 거에 짜증났던 기억이 제일 많이 남는다.
다만 가족 단위, 특히 아이가 호기심이 왕성할 유치원, 초등학생 이라면
아이를 위해서라도 꼭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연사 박물관 ★★★☆
박물관까지 보고 나니 시간이 거의 6시 가까이 되었고
나는 저녁 7시 반에 뮤지컬이 예약되어 있었으므로 그 전에 시간을 때울 곳을 찾다가
킹스 크로스 역 조금 위에 위치한 캠든 마켓을 갔다.
캠든 마켓은 약간 한국의 홍대 벼룩시장 같은 곳이다.
여러가지 잡화를 팔기도 하고 음식점들도 많이 모여 있으며
가격도 영국 물가에 비해 비교적 합리적인 편이다.
보통 가죽으로 만든 가방, 악세서리, 사진 종류를 많이 팔았던 것 같다.
여기를 구경하고 나오면서 나는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피시앤칩스를 먹었다.
Poppies 라는 체인점인데 맛은 상당히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다만 이렇게 Regular Cod 피시앤칩스를 음료와 레스토랑에서 먹으면 17파운드 가까이 나온다.
여기는 Take-out이 훨씬 싸기 때문에 Take-out 해서 먹는 것을 권장한다.
맛은 대중적인 맛으로 나는 개인적으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캠든 마켓 ★★★★
영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나는 뮤지컬을 선택했다.
작품 제목은 <An American in Paris> 으로 1950년대 만들어진 영화를 원작으로 한 공연이다.
이 뮤지컬에 나오는 곡은 미국의 세계적인 작곡가 조지 거슈윈이
1920년대 파리에 있을 때 받은 영감을 가지고 썼다고 한다.
실제 배경도 제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 파리로 넘어온 예술가들의 삶을 다루고 있고
그들 중 한 명이 파리의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솔직히 대사 절반도 이해 안 되었다. ㅠㅠ 배우들은 진짜 말이 빠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공연에 별을 5개 주고 싶다.
그 이유는 작품성이 굉장히 뛰어나고, 음악과 안무가 정말 예술적으로 훌륭해서
스토리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나도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연장은 만석이었고, 사람들이 공연을 관람하는 에티켓도 굉장히 수준이 높았으며
나의 영국 여행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뮤지컬 <An American in Paris> ★★★★★
이날 나는 밤에 짐을 정리하고 다음날 아침 유스턴 역에서 버밍엄 역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나의 첫 유럽여행을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것은 정말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을 한다.
120% 만족할 만한 여행을 했고 영국을 한 발짝 더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버밍엄에서 약 5개월 간의 교환학생 라이프가 시작된다.
기대되고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