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 #3] 내일로 기차여행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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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 #3] 내일로 기차여행을 떠나다


졸업을 얼마 앞 둔 (그래도 1년 넘게 남은 듯) 4학년이 지난 대학생활을 추억하며 기억에 남는 일들을 적어 보려고 한다. 지금 이제 막 대학생활을 열심히 즐기고 있는 분들이 꼭 해 봤으면 좋겠거나 내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들도 함께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대학교 1학년 1학기에 같은 반을 통해 친해진 과동기들이 몇 명 있다. 같은 반이어서 수업도 같이 듣고, 실험도 같이 하고, 과제도 같이 내고(베끼고), 밥도 같이 먹고 그렇게 자주 보다 보니 어찌어찌하다 지금까지 가장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된 듯 하다.



1학년 여름방학, 대학교 입학 후 맞는 첫 방학 때 나는 그 친구들과 내일로 여행을 갔었다. 귀찮아 하는 친구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투덜투덜대면서도 결국 8명이 같이 여행을 갔었다. 당시 내일로는 생겨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던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점에서 내일로 책과 지도를 하나씩 사고 같이 여행 가는 친구들하고 스터디 룸에 모여서 계획을 짜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당시 가고 싶은 지역이 너무 다 달랐고, 그래서 일정을 정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진짜 풋풋했었던 것 같다 이 때...)

우여곡절 끝에 정해진 코스는 용산역에서 출발하여 광주(담양)-순천-부산-대구-강릉 이렇게 결론이 났었다. 전라도 쪽에 사는 친구를 광주에서 만나기로 했었고 강릉에서도 친구 부모님이 숙식을 제공해 주신다고 해서 이를 반영해서 계획을 짜게 되었다.


종강을 하고 다음날 바로 떠났었다. 기차는 새벽기차. 왜냐하면 처음에 서울에서 광주까지 가야 하는데 5시간 정도 걸렸기 때문이다. 여행 출발 전 날에 종강파티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겨서 다음날 여행을 하마터면 못 갈뻔 했던 것 같다 ㅋㅋ (스무 살에는 술을 정말 많이, 그리고 답 없이 마셨다)


5년이나 지난 지금 그 때 여행에서 무엇을 했는지 일일이 다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담양에 가서 떡갈비를 먹었고 죽녹원을 걸었으며, 순천만에서 비를 맞으며 걸었고,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서 서로 물에 빠트리려고 죽일듯이 달려들었던 몇 몇 일들만 어렴풋이 기억이 날 뿐이다. 당시 굉장히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내일로 여행 자체가 비용을 아끼는 대신에 많은 시간을 걸어서 여행해야 하는 단점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걸로 친구들하고 몇 번은 싸우기도 했었던 것 같다. 나는 지금 내일로 여행을 가라고 하면 못 간다고 말한다. 내일로 티켓이 왜 나이제한을 두는지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이 여행을 계기로 우리들은 다 같이는 못 가더라도 이후에 종종 여행을 떠났었다. 국내도 여러 번 가고 해외도 다녀왔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이 때 여행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성인이 된 이후 첫 여행이라서 그런가 ㅋㅋ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대단할 것 없는 일이지만 그 때는 정말 사소한 것 하나에 웃고 행복해하고 그럴 수 있었던 시절을 그리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어렸을 때 내일로 여행을 한 번쯤은 가 보라고 권하고 싶다. 힘든 것은 약간 각오하는 것이 좋다. 빠른 KTX 대신에 천천히 가는 무궁화 호를 타고, 왠만한 곳은 걸어다니고 그러다 힘들면 잠깐 쉬면서 가도 좋다. 빨리 가지 않는다고 뭐라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친구들하고 가는 것도 좋고, 혼자서도 가보면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나도 지금까지 여행을 돌이켜보면 절반 가까이는 혼자 갔었다. 심심하고 외롭기도 하지만 그래도 보채는 사람이 없어서 한결 자유롭다.  



내일로 여행을 갈 때 조금 힘들겠지만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도 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20년 가까이 서울, 경기도에서만 살았고 청소년 시절에 지방으로 내려가 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이 때 여행에서 가보고 싶은 지역이 많았고 여러차례 여행을 하면서 스무살 이후에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군데군데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에는 내가 몰랐던 아름다운 곳이 정말 많았고,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하게 되었다. 각 지역에 대표적인 음식들을 먹어보고 그 지역에 꼭 가봐야 할 곳들을 가보면서 이러한 여행 경험치가 축적이 되다 보니 나중에 다양한 지역 출신의 사람들을 만날 때 할 얘기가 굉장히 많아져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지역별로 내가 가본 곳들 중 몇 군데 추천을 해 보면

강원 : 정동진, 강릉, 동해, 속초, 양양

경상 : 부산, 안동, 포항, 대구, 하동, 남해

전라 : 순천, 전주, 여수, 목포, 광주, 해남, 완도

이 정도는 다시 가보고 싶을 정도로 좋았던 것 같다


이번 여름 방학 때도 친한 친구들과 아니면 혼자서라도 좋으니 내일로 여행을 꼭 가보기를 바란다. 몇 년이 지나도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