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글을 온라인으로 쓰게 되었다. 작년까지는 보통 개인 다이어리 등에 한 해의 마지막 날 이런 글을 적고는 했는데 올 해 부터는 온라인으로 기록을 남겨둘 생각이다. (블로그 포스팅도 더 열심히 하자)
2018년 한 해, 나에게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크게 상반기, 하반기로 나누어 보면
상반기 영국 교환학생
하반기 코딩 공부 및 개발자가 되기 위한 준비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January 영국이라는 나라에 적응하기
2017년 12월 30일, 나는 3학년 2학기, 학회장, 동문회장, 연구실[알바], 과외를 일주일 안에 다 정리하고 ㅋㅋ 영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6개월동안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왔다.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고 왔다. 나는 외국에서 홀로 떨어져서 이렇게 몇 달 정도의 기간을 살아보는 경험이 처음이었기에 더더욱 느끼는 바가 많았다. 한국과 상당히 다른 문화권에서, 나는 한 명의 동양에서 온 이방인이었을 뿐이었다. 한국에서는 영어를 그래도 중간 이상으로는 한다고 생각을 했지만, 나는 여기서 영어공부를 새로 시작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영어는 미국식 영어였고 영국에서는 아예 쓰는 단어가 다른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단순히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 이외에도 문화적 코드가 맞다는 것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히 깨달았다. 올해 1월은 그렇게 정신없이 영국이라는 나라에 적응하면서 보내왔던 것 같다. 열심히 인싸가 되려고 노력한 덕분인지 다양한 배경의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프랑스 친구를 만나서 볼인사를 해보고, 호주 친구와 북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유학생 친구들과 한국을 그리워 하며 ㅋㅋ 그렇게 내 영국에서의 첫 한 달은 지나갔다.
February 학교 공부 그리고 영국 여행
여기는 1년이 3학기제여서(일반적으로 10~12월, 1~3월, 4~6월) 한국에서는 비교적 여유로운 1,2월이 영국에서는 상당히 빡셌다. 나는 학교 수업을 처음에는 열심히 나가다가 출석체크를 안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ㅠㅠ 얼마만에 느껴본 자유였는지 모르겠다. 아침에 늦게까지 자는게 너무 달콤했고 그래서 학업적인 부분에서 많이 놓친 것은 아쉽다. (내년에 열심히 한국에서 메꿔야겠다) 자유라는 것이 굉장히 달콤하지만 그만큼 더 무섭다는 걸 여기서 몸으로 느꼈던 것 같다. 주말에는 거의 매주 여행을 갔던 것 같다 1월부터 시작해서 3월 이스터 방학 전까지 주말을 이용해서 옥스포드, 바스, 리버풀, 워릭 캐슬, 케임브릿지, 요크 그리고 런던을 다녀왔다. 혼자 간 적도 있고 친구들하고 간 적도 있었는데, 학기 중에 여행을 이렇게 많이 다닐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ㅋㅋ 각각의 도시들은 저마다의 매력이 있었고 어디가 특별히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바스와 요크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수백년 전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1월 말부터 나가기 시작한 한인 교회는 주일마다 빠지지 않고 나갔다. 영국에서 가장 감사한 일 중 하나가 이 교회를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나를 많이 교정(?)시켜 주었다. ㅋㅋㅋ
March 운동 A, 공부 C, 그리고 심적 어려움
학교 공부는 사실상 반쯤 놓았고... 나는 개인적인 코딩 공부를 계속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개인 공부 역시 강제성이 없었기에 쉽지가 않았다. JAVA와 JavaScript를 좀 집중해서 공부하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제대로 못 한 것 같아서 아쉽다. 계획은 그럴 듯 했지만, 과정은 그만큼 따라가지 못했고, 결과는 아쉬웠다. 공부에 제대로 집중을 못 한 또 다른 이유는 이 때 내가 인생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방향성에 대한 고민&걱정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3월달 다이어리를 보면 거의 매일 여러가지 잡생각들을 적어놓은 글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한국이 너무 그리워서 며칠동안 연락 아무랑도 안하고 밖에도 안나가고 유투브만 보던 시기도 있었다 ㅋㅋㅠㅠ 비록 공부는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 외의 것들은 참 잘 챙겼다.ㅋㅋㅋ 일단 운동은 주3~4회씩 빠지지 않고 갔다. 진짜 공부를 운동에 쏟는 열정에 반만 쏟았어도 참 좋았을 것 같다. ㅠㅠ 3월 말에 이스터 방학을 하고 영국에서 알게된 형이랑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갔다. 여행은 정말 완벽했다. 한 가지 사건만 빼면...
April 스코틀랜드, 브라이튼, 파리 그리고 런던
4월은 이스터 방학이라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다. 2~6일 홍콩, 캄보디아 친구와 스코틀랜드 여행을 갔다왔고 12~14일은 한인 교회 친구들하고 브라이튼을 다녀왔다. 16~20일은 파리를 다녀왔고 26일, 30일은 런던을 다녀왔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에든버러 대학교 캠퍼스가 제일 인상적이었고 전반적으로 추웠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ㅠㅠ 브라이튼은 비교적 따뜻했고 세븐시스터즈에서 엄청 걸어서 피곤했던 기억이 제일 남는다. 파리는 내 최애 도시였다. 오르세 미술관이 제일 좋았고 나중에 프랑스는 꼭 다시 갈 것이며 프랑스어 공부도 틈틈이 하려 한다. 샹젤리제 거리는 정말 예뻐서 짧은 파리 여행 중에 두 번이나 갔다. ㅋㅋ 돈이 많이 없어서 파리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못 먹어본게 지금 와서는 조금 아쉬운 것 같다. 30일에는 웸블리 스터디움에 가서 EPL을 직관했다. 토트넘 vs 왓포드 전이었는데 토트넘 경기력 정말 좋아서 감탄밖에 안 나왔다. ㅋㅋ 공부는 거의 못 했지만.. 유럽을 정말 제대로 느꼈던 시기였기에 미련은 없다.
May 시험 기간, 그리고 더블린 여행
5월에 시험이 5개 있었고 하나는 전날 밤새서 공부하고 아침에 못 일어나서 미응시를 해버렸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느낀 건데... 만약에 내가 외국에 나가서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고 싶다면, 한국에서 TOP 급 정도로 어느정도 실력을 올려놓고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 나는 너무 안일했고 외국에서 공부하는 걸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 시험이 월초에 4개 몰려있고 하나가 월말에 있어서 그 사이에 또! 여행을 가버렸다. 워크샵에서 만난 이탈리아 친구와 더블린을 다녀왔다. 1일 1기네스를 마셨고, 도시 자체는 정말 예뻤다. 하루는 모허 절벽을 갔는데 그날 안개가 껴서 많이 못 보고 온게 조금 아쉬웠다. 중간중간 의견차이도 있어서 티격태격 한 적도 있지만 그래도 외국인 친구와 단 둘이 이렇게 여행해보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와서 감사하다. (하지만 다시 가라면 안 갈꺼다.) 웨일즈를 가보고 싶었는데 결국 시간, 돈 때문에 못 간게 조금 아쉽다. 운동은 계속 열심히 했고 지금 와서 사진을 보니까 6개월 정도 꾸준히 하니까 조금씩 가시적인 변화가 보이는 듯 하다. ㅋㅋ 틈틈이 영국 생활 및 유럽 여행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도 꾸준하게 했다. 아 그리고 이 시기에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에 빠져서 혼자서 귀국 전까지 2병 반 정도 마셨다 ㅋㅋ
June 영국 생활 마무리 및 미국 연수
영국에서 만났던 친구들과 하나 둘 작별을 한 뒤에, 나는 둘째주에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다. 로마에 기본적으로 있었고, 피렌체를 꼭 가보고 싶어서 당일치기로 기차 타고 다녀왔다. 원래 이탈리아 여행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그 때 라이언 에어 가격이 확 떨어져서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 라고 생각하고 급 다녀왔다 ㅋㅋㅋ 지금 와서 보면 다녀오기를 정말 잘 한 것 같다. 로마에서는 바티칸 미술관, 그리고 피렌체에서는 아카데미아 미술관의 다비드 상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많이 더웠고 지쳤지만 그래도 마지막 유럽 여행을 잘 마무리 한 것 같아서 좋다. 귀국 전날은 한인 교회 분들하고 야외 예배를 드리고 목사님 그리고 청년들과 저녁을 먹었다. 6개월 동안 내가 타지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고 돌아갈 수 있게 해 주신 분들이 정말 감사하다. 앞서 말했 듯이 영국에서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건 버밍엄 사랑의 교회를 만난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게 귀국을 했고, 일주일 정도 한국에 있다가 미국 실리콘밸리 연수를 다녀왔다. 학교 융합전공 친구들과 다녀왔는데 강연들도 도움이 많이 되었고 그 곳에서 만난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의 직원분들 그리고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내게 많은 인사이트를 주셨다. 아틀라시안이라는 호주 SW 기업의 밋업도 한 번 개인적으로 다녀왔는데 그들의 밋업 문화가 정말 부럽고 한국에도 활성화 되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생겼다. 귀국 전에 샌프란시스코 여행도 했는데 날씨가 정말 좋았고 물가가 좀 비싼 점 빼면 정말 완벽했다.
July ~ December 코딩! 코딩!! 코딩!!!
사실 올해 하반기 시기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쓸 말이 많지는 않다. ㅋㅋ 휴학하고 나는 국비지원 과정으로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어서 웹 UI/UX를 좀 더 아름답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졌고 그 역량을 키우고 싶어서 이 선택을 했다. 결과적으로 국비지원 과정을 선택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다. 강사의 강의력도 들쭉날쭉하고 수강생들의 태도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체계가 좀 덜 잡혀있고 커리큘럼도 처음에 공지받은 부분과 달라서 솔직히 실망을 한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나는 국비지원 과정을 조금 듣다가 그 이후부터는 독자적으로 공부를 하는 비중이 많아졌고 11월 부터는 외부 사람들하고 React + Spring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현재 진행 중이다. 8월 부터 11월까지는 알고리즘 스터디를 진행했다. 처음에 정말 거의 아무것도 못 하는 수준이었는데 그래도 4개월 동안 같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문제 풀고 리뷰하면서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스타트업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인턴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아직 몇 주 지나지는 않았지만 인턴을 하면서 정말 '기본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두꺼운 자바스크립트 코뿔소책을 사무실에 놓고 공부하면서 개발을 해야 할 것 같다...
2019년에는 조금 더 성장한 개발자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Adio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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