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한 달동안 링글을 수강하였다. 지금까지 5회 수업을 받았고, 전부 자비로 받고 쓰는 솔직한 후기이다.
내가 링글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해외에서 영어 발표를 해야 할 기회가 생겨서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작년에 교환학생을 갔다오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 1년 정도 영어를 거의 쓸 일이 없었어서 감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영어 공부를 하려고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 보았지만, 학원은 왔다갔다 하기에 시간이 조금 부담이 되었고, 유투브로 혼자 공부를 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화상 영어 강의를 알아보게 되었다.
사실 링글을 하기 전 몇 군데를 알아보았다. 캠블리와 엔구에서 무료 수업을 받아 보았다. 엔구부터 이야기를 하면, 가격은 정말 저렴했다. 캠블리와 링글에 비해 정말 많이 쌌다. 하지만 수업을 두 번 정도 해봤는데, 전문적인 수업을 받는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물론, 목적이 단순한 영어 회화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것이라면 엔구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조금 디테일한 교정도 필요했고 조금 전문적인 내용들도 다루고 싶었어서 엔구는 선택지에서 뺐다.
캠블리의 경우 엔구보다는 더 수업 만족도가 높았다. 15분 정도 무료수업을 했는데 그 경험도 나쁘지 않았다. 가격도 링글보다는 조금 더 저렴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하지만 캠블리 역시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냥 프리토킹을 하는 건 문제가 없지만 조금 깊이있는 대화를 하기에는 컨텐츠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나는 단순하게 해외에 가서 친구를 사귀고 하는 영어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발표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어서 캠블리도 결국 선택지에서 빠졌고 결과적으로 링글을 선택하게 되었다.
링글은 내가 알아본 몇 군데의 화상 영어 회사중 가격이 가장 비싸다. 이 부분 때문에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격이 비싼 건 맞지만, 하기에 따라서 그 이상을 가져올 수 있는 수업을 제공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조금이라도 가격을 아낄려고 10회에 36만원인 점심반(오전 11시, 정오 수업 가능)을 신청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의 수업을 진행했던 것 같다.
링글 결제를 하고 나서 담당자 분과 짧게 오프라인 미팅을 한 번 가졌다. 그 때 링글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수업 24시간 전까지 무료 교정을 받을 수 있으므로 신청하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고, 예습을 하면서 답변을 준비할 때 문장으로 적지 말고 키워드 중심으로 적어서 수업 때 문장을 직접 만들어 보는 훈련을 하라는 이야기도 해 주셨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들(ex. 발음 교정, 문법 교정 등)을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말을 하라고 해 주셨고, 평소에 헷갈렸던 단어나 숙어 등을 적어 놓는 것도 튜터들이 알려주실 수 있으니 활용하라고 해 주셨다. 확실히 이렇게 한 번 지도를 받으니 링글 수업을 더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는 것 같아서 유익했다.
링글 수업은 1회 40분으로 이루어진다. 수업 방식이 정말 다양한데, 대부분 나는 교재를 한 권 선정해서 그 안에서 3~4개의 문제를 선별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한 뒤 이 문제를 가지고 대화를 하는 방식이며 피드백은 한 문제가 끝날 때 마다 받는 걸 선호한다. 그런데 링글을 보면 다른 방식으로 수업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이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수업을 할 수도 있고, 토론 모드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해 주는 것 같아서 이 점은 마음에 든다. 나도 조만간 다른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보고 싶다.
튜터들에 대해서는 나는 지금까지 4분의 튜터를 만나보았는데 대부분 미국, 영국 명문대학교 학생들 또는 졸업생들이다. 소개글을 보고 튜터를 선택할 수 있으며 내가 만난 튜터들을 순서대로 A, B, C, D 라고 한다면 A, C는 괜찮아서 다시 수업을 할 의향이 있고 B, D는 조금 별로였다. 괜찮았던 튜터들은 보통 피드백을 상세하게 해주고 내가 계속 영어로 말할 수 있게 유도를 해 주면서 자신의 이야기도 적절하게 섞어서 수업이 상당히 유익했었다. 반면 별로였던 튜터들은 일단 피드백을 성의없이 주거나 적게 주고 튜터가 딱딱 질문만 물어보고 넘어가는 식으로 해서 수업이 유익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이러한 점들은 직접 수업해 보기 전 까지는 모르는 것 같다. ㅎㅎ
교재의 경우도 주제가 굉장히 다양하다.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비즈니스 등등. 그리고 자신이 준비한 문서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IT 관련된 내용이 별로 없다는 점이었다. 의학 관련된 내용도 많고 튜터중에 의대생 분들도 많았는데 공대생 튜터나 공학 관련 교재는 별로 없었다. 이 점은 링글이 조금 보완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총평을 내려보면 일단 링글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이렇게 디테일한 교정을 받으려면 오프라인 학원을 가야 하는데 그러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튜터를 잘 만나면 한 시간동안 정말 의미있는 피드백을 많이 받을 수 있다. 다만, 튜터를 잘 만나야 하고 본인도 준비를 충분히 많이 해야 한다. 준비를 안 하고 수업을 받으면 얻어가는게 별로 없을 것 같다.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한 가지 흠이라면 흠이다. 나는 학생이라 가격이 많이 부담이 되는데, 학생들을 위한 장학 제도가 조금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링글을 써보면 좋을 것 같은 분들은 1. 해외 취업, 이직,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 2. 영어를 사용한 비즈니스적 또는 아카데믹한 일들을 하셔야 하는 분들 정도 인 것 같다. 스피킹 실력이 초급 수준이라면 (솔직하게 말해서) 링글을 하면 많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느정도 영어 실력을 갖추었고 한 단계 레벨업을 꿈꾸는 분들에게 링글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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