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곧 4학년 2학기로 복학을 할 계획인 대학생이다. 졸업은 약 1년정도 남았다. 초과학기를 할지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생으로 보내는 마지막 해에, 그동안 내가 해왔던 대학생으로서의 삶을 기록해 놓는 것도 나중에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하나씩 글을 이렇게 쓰고 있다.
이번에는 대학생 때 돈을 벌어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대학생들이 돈을 버는 방법에는 정말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 시급이 쎈 몇 가지를 꼽으라면 과외는 반드시 들어갈 것이다. 과목에 따라, 지역에 따라, 시기에 따라, 대상 학년에 따라 과외비는 당연히 천차만별이지만... 내 경험으로 말을 하면 첫 과외를 했던 2013년, 당시 중3?고1?(오래 되어서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주3회 2시간씩 수학과 영어를 봐주면서 한 달에 60만원을 받았다. 시급으로 치면 25,000원인 셈이다. 당시 최저시급은 4,860원이었고 최저시급의 5배를 받았던 셈이었다. 스무살짜리 대학교 1학년생이 말이다.
이 글이 과외를 구하는 친구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또 마지막에는 과외를 하는 친구들한테 당부의 말도 조금 적으려고 한다.
1. 과외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나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과외를 구했던 것 같다. 나의 첫 과외는 친척분의 소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대학에 입학한 소식을 알고 그 분이 본인의 지인을 소개해 준 것이다. 보통 과외는 이렇게 소개를 통해서 구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다. 마치 소개팅을 친구나 아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것과 비슷한 느낌? 따로 과외 수수료를 낼 필요도 없고, 나름대로 과외생에 대한 정보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다. 그렇게 나는 지인을 통해서 몇 번 과외를 구해서 진행을 했었다. 주변에 친구들한테 과외를 구하고 있다고 많이 알려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친구들이 만약에 과외 요청을 받았을 때 너한테 연락을 줄 지도 모르니까 ㅋㅋ
군대가기 전까지는 지인을 통해서 대부분 구했지만, 전역하고 나서는 지인을 통해 들어오는 과외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전단지를 붙여 보았고, 과외 중개앱이나 사이트를 통해서도 구해보려고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실패했다. 시장논리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있는데 이 시장은 공급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전단지를 아무리 잘 작성하고, 중개앱을 열심히 들어가 보아도 구조적으로 매칭이 성사되기는 쉽지가 않다. 물론 이러한 방법으로 구한 친구들도 있다. 어디까지나 내 경험에 의해 작성하는 글이므로 참고 정도만 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전단지와 중개앱, 사이트로 구하는 방법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해도해도 안 구해져서 나는 몇 달 뒤 과외 중개 업체를 찾아가서 선생님 등록을 했다. 이런 곳은 보통 매칭을 해주는 조건으로 수수료를 받는다. 내가 한 곳은 첫 달 과외비의 80% 또는 100%를 떼어 갔다. 솔직히 말하면... 도둑x들이 맞다. 매칭만 해주면서 20~30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가운데서 챙기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도저도 해봐도 과외가 안 구해지면 한 번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선생님 등록을 해 놓고 따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조건이 맞으면 연락이 오게 되고, 6개월 이상 하게 된다면 그렇게 크게 손해는 아닐 수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과외를 할 계획이 있는 사람들한테는 추천한다.
2. 과외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자 이제 과외가 들어왔다. 보통 선입금으로 받으니 돈도 들어왔고 내일이 첫 수업이다. 뭘 준비해 가야 될까? 이 역시 학생의 수준이나 학년, 시기, 상황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니 첫 만남 때 학생하고 같이 의논해서 정하는 것이 좋다. 고등학생의 경우 학교 내신과 수능의 비중을 어느정도로 나눌 것이며, 학생이 내신이나 모의고사 성적이 어느정도 되고, 학교에서 어떤 교재로 공부를 하는지를 첫 만남 때 충분히 이야기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아무 준비 없이 가게 되면 큰일난다. 혹시 수험생활을 치른지 조금 지난 친구들은 해당 과목 교과과정을 미리 공부하고 가야 한다. 나같은 경우 수학을 주로 했는데, 수학 교과과정이 한 때 거의 매년 바뀐 적이 있다. 자신이 학창시절 했던 교과과정대로 생각하고 가서 잘못 짚는다면, 첫 인상에서 굉장히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최종적인 부분만 학생과 정하라는 의미이지, 선생으로서 커리큘럼, 후보 교재, 테스트지 등등 준비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준비를 하고 가야 한다.
그리고 많은 친구들이 생각보다 간과하는 부분이 있는데, 시간 지키는 부분이다. 첫 수업은 하늘이 두쪽 나도 늦으면 안 된다. 그리고 첫 한 두달은 왠만하면 늦거나 선생 스케줄로 수업 조정하는 일을 만들지 말자. 이 부분 역시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선생님을 보는 신뢰도에 절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10분 20분 일찍 가서 기다리다 들어가더라도... 그 편이 훨씬 낫다.
3. 수업을 하다 보면
과외가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것이다. 일단 학생이 언제 어떤 부분에서 질문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해당 수업에서 나갈 진도를 미리 공부해 가야 하는건 기본이요, 숙제 문제를 질문 했는데 선생님이 계속 못 풀어주면 학생은 실망할 확률이 크다. 어려운 문제들은 미리 조금 풀어보고 정 모르겠으면 답을 보고라도 익혀놓고 가자.
반대로 숙제를 아예 안해오는 친구들도 있다. 사실... 더 많다. 이 친구들에게 숙제를 해 오게 하는 방법은.... 내가 수 많은 경험으로 어르고 달래고 타일러보고 다 해보았지만 정말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런 학생들은 숙제 양을 과감히 줄이고 적은 문제를 푸는 대신 푸는 문제들을 확실하게 짚고 가는 방향으로 가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혼을 내기 보다는 당근을 적절히 풀어주면서 달래주는 법이 미약하게나마 더 효과적이다. 결국 공부는 자기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4.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과외를 대학생 때 해보는 건 권장한다. 부모님의 용돈을 받지 않고 자신이 직접 돈을 벌어서 생활하는 건 성인으로서 굉장히 중요한 자세이다. 그리고 대학생이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조건도 좋지 않지만, 과외는 할 수 있으면 꽤 괜찮은 조건이다. (최저시급이 아무리 올랐어도 과외는 그보다 훨씬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과외를 너무 오래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과외를 하다 보니 돈의 맛(?)을 알아서 계속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강사의 길을 갈게 아니면 어느 정도 시점부터는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 투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본격적으로 전공이 빡세지는 3학년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4학년 사이에는 과외를 마무리 하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집중하는 걸 권장한다.
과외를 하는 건 최저시급으로 알바를 하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엄청난 특권인 건 맞다. 물론 과외 하면서도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 많겠지만, 그렇게 특권을 누리는 것에 감사하면서 했으면 좋겠고, 어느 정도 하다가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 집중해야 할 때가 왔을 때는 과감하게 그만두는 용기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