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웬입니다.
저는 지난 2주간(10.09~10.23) 부산으로 워케이션을 다녀왔어요. 저희 회사에 부산 오피스에서 근무를 할 수 있는 제도가 올해 새로 생겼는데, 예전부터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저였기에 주저하지 않고 바로 신청을 했고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요즘에 주변을 보면 몇몇 회사들이 워케이션 제도를 도입해서 실행하고 있고, 또 도입을 고려중인 곳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글이 그러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블로그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워케이션을 떠나기 전
지금 회사를 약 2년 반 정도 다니고 있는데, 휴식 없이 계속해서 일을 하다 보니 조금 리프레시가 필요했습니다. 휴가를 길게 다녀오는 것은 여건상 쉽지가 않았고 그래서 그 동안은 짧게 여러번 휴가를 내면서 지내왔지만, 제대로 된 쉼이 필요했어요.
프로그래밍을 시작하면서 꿈꿨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디지털 노마드 였어요. 디지털 노마드란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치 유목민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업무를 하는 사람’ 입니다. 특히 개발자와 같이 IT 분야에 종사하는 직군이 대부분 노트북 한 대만 있으면 어디에서든지 업무가 가능해서 디지털이라는 말이 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아래 링크는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들을 위한 도시별 디지털 노마드 정보들을 모아놓은 Nomad List 라는 웹사이트 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22년 10월 시점 기준으로, 포르투갈 리스본이 1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저는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서 처음 알게된 계기가 서준용님의 글과 인터뷰를 통해서였던 것 같아요. 실제로 몇 년 전에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보셨던 생생한 이야기와 경험, 생각들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었고 이후로 저도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현실적인 디지털노마드 엔지니어의 삶 | GoPro 엔지니어 서준용 [리얼밸리 EP 13]
워케이션을 가기 전 많은 레퍼런스를 찾아보았어요. 그 중에 하나는 토스 사내 블로그에 올라온 워케이션 관련 글이었던 것 같아요. 이 외에도 워케이션을 회사 제도로 운영하는 라인 등 다른 회사에 다니는 지인 분들에게 물어보면서 저희 회사 OP(Operation) 팀하고도 이야기를 해 보았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부산 오피스에서 2주간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주었지만, 나머지 부분은 제가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았어요. 그 중 하나가 숙박이었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버스로 20~30분 정도 거리의 남구 용호동쪽에 있는 1인실 레지던스를 에어비엔비로 예약했습니다. 14박 15일 기준으로 약 80만원 정도 지불했습니다. 싼 가격은 아닌데, 제가 머무르던 시기에 BTS가 부산에서 콘서트를 한다는 정보를 들었어서 싼 곳을 오래 서칭하기보다는 적당한 곳이 보여서 빠르게 예약을 했던 것 같습니다. 끝나고 난 시점에 보면 시설에 비해 조금 비싼 감이 없지는 않았던 것 같긴 하지만, 경험에 투자한 것이라 생각하고 만족하고 있어요.
워케이션 기간 중
업무
저는 부산 위워크 BIFC점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 위워크는 공유 오피스로 우리나라에는 서울과 부산에 지점이 있습니다. 저는 위워크를 방문객으로 가 본 적은 있었지만, 여기서 일을 해 본 적은 처음이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참 좋았고 만족합니다. 엄청 공간이 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인테리어가 휴양지에 온 느낌도 있었고 일 하기에 편리한 점들이 많아서 참 좋았습니다. 개인적인 최애는 라운지에 매일매일 시원한 차를 큰 물병에 채워주는데 그 점이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하루에 3L씩은 꼬박꼬박 마셨던 것 같아요 ㅎㅎ
업무는 크게 불편함은 없었어요. 그 전에도 재택근무를 1년 이상 한 기간이 있기도 했고, 부산에도 기존에 계속 근무하시던 분들이 계셨었어서 업무에 큰 차이가 없었던 것 같아요. 화상회의를 오래 하면, 조금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부분이 조금 있었는데 화상 회의 경험을 조금 더 좋게 만들면 이 부분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느낍니다.
위워크 부산 오피스에 저희 사무실이 속한 층은 너무 붐비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아요. 예컨테 회의실이 공용으로 쓸 수 있는 공간에 있었는데, 비어있는 시간이 많아서 ㅎㅎ 거의 전세 내고 썼던 것 같아요.
저희 회사에는 부산 오피스에서 근무하시는 개발자 분들이 계십니다. 아무래도 근무지가 다르다보니 같은 회사 분들인데도, 교류할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이번에 부산에 있으면서 대화도 많이 하고 근처 부산에 맛집들도 같이 방문하면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는데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경험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핑
개인적인 인생의 목표 중 하나가 나중에 일찍 은퇴하면 바닷가가 보이는 집에 살면서 낮에 서핑하고 가끔씩 일하고, 저녁에는 사람들과 파티를 하는 삶입니다. 서핑을 약 5년 전 즈음 처음 배워보고 재미를 느껴서 그 이후로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바다에 가서 서핑을 하고는 합니다. 다만 꾸준하게 하지를 못 해서 항상 아쉬웠어요.
이번에 부산에 머무르는 동안 토요일 세 번을 이용해서 3회 강습을 받을 수 있었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물론 아직 더 배워야 할 점이 많지만.. ㅠㅠ 내년에 날씨가 따뜻해 지면 다시 서핑을 또 배우러 가 보려고 해요.
저는 이번에 부산 송정 해수욕장에 있는 서프홀릭 이라는 서핑샵에서 강습을 받았습니다. 강사님들이 정말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셨고, 날씨, 파도 등 조건들도 완벽했던 것 같아요.
마지막 서핑을 하고 바닷가에서 모래 등이 눈에 들어가면서 살짝 눈이 아픈 증상이 나타났어요. 눈을 씻어도 아픈 증상이 가라앉지가 않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굿닥 비대면 진료를 통해 전화로 진료받고 근처 약국에서 처방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너무 다행이고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도 전화로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주셨고, 약국에서도 팩스로 받은 처방전을 받아서 처방을 잘 해주셔서 좋았던 것 같아요.
휴식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부산에 있는 동안 이곳 저곳 많이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어요. 다만, 실제로 머무르는 동안에는 한 번 정도만 출사를 다녀왔던 것 같네요. 이 점은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산 영도구에 부산항대교와 깡깡이 마을쪽을 주말에 출사를 다녀왔어요. 날씨가 좋아서 천천히 산책을 하면서 쉬엄쉬엄 찍었는데 힐링이 되고 뜻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출사를 갈 수 있는 곳이 참 많은데, 다음번에 부산을 또 오게 되면 조금 더 많은 사진을 찍어보고 싶습니다.
부산에 사는 친구들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부산대, 부경대, 수영, 서면 등등에서 맛있는 식당과 까페를 많이 방문할 수 있었던 것도 정말 많은 힐링이 되었던 시간인 것 같아요 ㅎㅎ 그리고 부산에 머물렀던 기간동안 BIFF(부산 국제 영화제) 기간이어서 센텀시티에 가서 영화도 관람하고 왔습니다. 이러한 영화제는 처음 가봤는데 신기하고 독특한 주제의 영화여서 신선했어요.
워케이션 마친 후
이 글은 현재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 위에서 쓰고 있습니다. 워케이션 시간이 너무 빨리 간 것 같아서 아쉽고 다음에 또 오고 싶을 만큼 정말 좋았던 경험이었어요. 혹시 회사 생활이 따분하고 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힘든 상황 속에 계신 분들이라면, 이러한 워케이션을 한 번 떠나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많은 에너지를 받고 돌아가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ㅎㅎ
부산에 있는 동안 부산 오피스 동료분들을 포함해 많은 부산 분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을 더 적어볼까 합니다. 부산시에 큰 고민 중 하나는 젊은 청년들이 부산을 떠난다는 것이라고 해요. 도시에 노령층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앞으로의 미래가 걱정이 된다는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해 주셨어요. 이는 부산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어찌보면 지방 자체 단체들이 이러한 워케이션 제도를 조금 더 활발하게 운영해서 부산에 일정 기간 와서 머무르면서 일하고, 살아가고, 놀 수 있는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청년들이 조금씩 부산을 찾고 그러면서 부산의 매력을 알아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상으로 저의 2주간 부산 워케이션 후기를 마무리 해봅니다. 혹시 읽어보시고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 부탁드리고,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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