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마무리 하는 시간이 어느덧 돌아오게 되었다. 이렇게 연말에 회고록을 쓰는 것도 벌써 6년째 진행 중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연례 행사 중 하나여서 앞으로 계속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지난 회고록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올해는 카테고리별로 나에게 있었던 일들과 이를 통해 내가 느꼈던 점들을 이야기 하는 방식으로 회고를 작성해 보도록 한다.
개발
굿닥
굿닥에서는 연초에 체크인 스쿼드로 시작을 했다가, 커넥트 스쿼드로 바뀌고, 그 다음 O2O 스쿼드로 바뀌면서 짧은 시간 두 번의 조직개편을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리더십을 포함하여 많은 동료들의 구성이 바뀜을 경험했다. 전반적으로 상반기에는 어수선한 시기를 보냈던 것 같다. 리더십의 의사결정이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고 그러다보니 나를 포함한 팀원들은 혼란을 느낀 시간들이 많았다. 그러다가 6월 정도에 O2O 스쿼드라는 조직으로 마지막 조직개편을 겪고, 조금 혼란이 줄어들었던 것 같다.
나는 주로 병원 사이드의 B2B 웹 어플리케이션과 유저 사이드의 B2C 모바일 앱을 개발했다. 아무래도 스쿼드의 핵심 기능이 접수 기능이다보니, 접수 기능 관련 고도화 작업과 연관해서 예약 기능 작업도 같이 진행했다. 사전 문진 서비스, QR 접수 서비스 등의 서비스를 릴리즈 했다. 일은 열심히 했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능 단위의 개발에만 초점을 맞추었지 큰 관점에서 보는 연습을 많이 못 했던 점이다. 사전 문진 서비스도 문진 데이터 구조에 대한 설계를 스스로 충분하게 검토해 보지 못하고 진행해서 예정보다 작업이 오래 걸렸으며, QR 접수도 빨리 기능을 쳐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기존의 코드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작업을 한 적이 많았다.
기술적으로 더 많은 도전을 시도하지 않은 점도 스스로에게 아쉽다. 아무래도 3년차가 되면서 회사 일이 익숙해지고, 또 편해지다보니 발전보다는 안정을 추구했던 모습이 스스로에게 있었다. 매 주 프론트엔드 개발자들과 회의를 하며, 우리 팀이 아니더라도 나오는 이슈들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같이 고민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제품의 퀄리티를 항상 높게 가져가야 했는데, 그 과정이 힘들다 보니 스스로 타협하는 모습을 보인 적도 있었다. 이런 저런 면에서 보았을 때 올 해 굿닥에서 내 스스로에게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모습이 많이 보였던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였다.
AWS 온라인 컨퍼런스 발표
사내에서 2022년부터 전사 마이그레이션을 하면서 AWS 인프라 설계의 변화 및 EKS 사용 사례 등에 대한 발표자를 모집을 하셔서 지원해서 했다. 3월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AWS 측과 미팅 두 세 차례 하고, 5월에 촬영 하고, 7월에 온라인 송출이 되는 온라인 컨퍼런스였다.
기존에 파편화 되어 있던 서버 스펙(프레임워크, 언어 등)을 통일하고 불규칙적인 큰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게 대응하기 위해 EKS 기반의 SOA(Service Oriented Architecture)와 MSA(Micro Service Architecture)로 전환해 나간 여정을 설명했다. 이쪽 분야의 지식이 부족하긴 했지만, CTO께서 많이 도와 주시기도 했고 사내 문서와 서비스를 살펴보면서 스스로도 회사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글또 8기 운영진
올해 1월부터 시작한 글또(글쓰는 또라이)라는 개발자 글쓰기 커뮤니티 활동을 했다. 글또는 5기부터 참여했었는데, 8기에서는 처음으로 운영진으로 참여했다. 글또 커뮤니티 안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들을 운영진들이 자율적으로 만들어서 하는 식으로 진행을 했다. 글또 리더이신 성윤님은 글또를 너무 일처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 말이 되게 와 닿았다. 글또는 매 기수를 할 때마다 나에게 도전을 하게 만드는 분들이 많고 또 글도 꾸준하게 쓸 수 있게 동기부여를 해 주셔서 그런 점들이 좋아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매번 다시 재등록을 하면서 하고 있다.
운영진 활동은 활동 기간 초반에 한 번 모였고, 그리고 끝날 때 즈음 또 한 번 이태원의 루프탑에서 모였다. 그 사이에도 크고 작은 모임들이 있었는데, 나는 많이 참석하지는 못하였다. 세부 팀으로는 큐레이션을 담당하는 팀에 속해서 나영님, 현구님, 지훈님과 함께 큐레이션을 진행했었다. 큐레이션을 하면서 매 2주마다 수백개의 글을 보고 골라야 하는 작업이 처음에는 할 만 했지만 뒤로 갈 수록 상당한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이를 자동화 해 보려는 시도를 했었는데, 결국 제대로 하지는 못한 채 8기가 끝났던 점이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운영진으로서 책임감을 충분히 다하지 못 한 것 같아서 9기는 나보다 더 잘 하실 수 있는 분들께 맡기기로 하고 일반 멤버로 열심히 참여할 예정이다.
FeBase 스터디
프론트엔드 스터디 그룹인 FeBase는 2020년부터 활동했었던 모임이다. 올 해는 4기로 활동을 했었다. Three.js 라이브러리를 통해 3D 애니메이션을 공부해 보는 스터디를 상반기 동안 진행을 했었다. 브루노 사이몬이라는 프랑스 개발자분의 Three.js Journey 라는 온라인 강의가 있는데 상당히 고퀄리티이다. 이 강의내용을 바탕으로 같이 공부하고 만들어보고 하는 스터디를 진행했다. 내가 속했던 팀은 태양계를 만들어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 관련해서 개발한 후기는 아래 블로그로 정리를 해 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상반기에 다른 스터디들이 예정 되어 있어서 내년에도 FeBase를 이어서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FeBase 사람들은 다들 너무 훌륭하고 좋다. 스터디 계속 하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같이 밥먹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관계로 남고 싶은 마음이 크다. 원래 송년회를 하면서 내년 스터디 주제를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각자 근황토크만 하면서도 시간이 부족해서 결국 스터디 주제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못했다 ㅋㅋㅠㅠ
요즘 IT 기고
올 해 내가 했던 가장 의미 있었던 일 중 하나는 요즘IT 라는 온라인 웹 매거진에 기고를 시작한 것이다. 예전부터 언젠가 작가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냈는데, 이렇게 나름 트래픽이 크고 IT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은 플랫폼에서 내 글을 쓰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너무 감사했다. 글을 한 편씩 쓸 때마다 소정의 원고료도 받았는데, 그러다보니 글을 더 퀄리티 있게 써야 했고 그래서 때로는 스트레스도 참 많이 받았다.
나는 이 블로그의 도메인과 같이 데브오웬 이라는 필명으로 올 한 해 6편의 글을 기고했다. 그 중에 가장 인기 있었던 글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글을 하나씩 첨부해 보려고 한다. 내년에는 조금 더 Tech 스러운 글들을 많이 작성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가장 인기 있었던 글 : 성장하고 싶은 주니어 개발자를 위한 추천 도서 5권
가장 좋아하는 글 : 미드레벨 SW 엔지니어가 갖춰야 할 7가지 역량
개발 관련 북 스터디
올 한 해 다양한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개발 관련 책 북스터디를 진행했다.
작년에 이어서 회사 사람들과 올 해 상반기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 (타이터스 윈터스 외 저, 한빛미디어) 라는 책으로 사내 스터디를 진행했다. 코드 리뷰 문화와 엔지니어링 매니저의 역할, 기술 부채 관리 등등 개발 팀이 고민하는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는 책이어서 유익했다. 개발 문화에 예전부터 항상 관심이 많았는데 궁금한 부분들을 되게 많이 해소할 수 있어서 주변에도 많이 추천하고 다니는 책이다. 다만 이 책은 구글의 사례를 하나 소개한 것 뿐이므로 이걸 그대로 따라하기보다는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리면서 본인 팀에 맞는 선택을 하는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 (구글도 모든 것이 정답은 아니다.)
상반기에 글또 분들과 <그림으로 읽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API의 구조>(히라야마 츠요시 저, 로드북) 라는 책으로 온라인 스터디를 했다. 스터디 하면서 안 사실인데 책이 2015~2016년쯤 나온 책이라서 되게 옛날 기술스택을 많이 소개해 주고 있던 점이 다소 아쉬웠다. 그리고 개론서 느낌이라 깊은 내용은 많이 다루지 않고 그림으로 쉽게 설명한다는 특징이 있어 클라우드 초급자는 적합하나 중급자 이상 분들에게는 다소 쉽게 느껴질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스터디를 같이 한 분들이 대부분 인프라를 많이 만져본 경험이 없었는데, 또 스타트업에서 CISO로 일하시는 분도 계셨고 그 분께 인사이트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책은 아쉬웠지만 스터디 멤버는 참 좋았다.
7월 즈음에는 <파이브 라인즈 오브 코드>(크리스찬 클라우젠 저, 위키북스) 라는 책으로 내가 스터디를 모아서 진행했다. 6번 정도 진행하며 원래 목표는 여기서 배운 리팩토링 개념을 본인의 코드에 적용해 보고 이걸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는데, 많은 분들이 현업이 바쁘셔서 거기까지는 의도한 만큼 가지 못했다. 책 내용도 예제가 타입스크립트로 되어 있기는 했지만 프론트엔드 개발자에게는 크게 도움이 될까?에 대해서 나 포함 많은 분들이 의문을 가졌던 책이다. 책의 주제를 하나 던져놓고 그냥 각자 가진 생각을 떠들다가 끝나는 식으로 스터디 후반부는 진행이 되었다. 얻은 건 많았지만 처음에 의도한 대로 가지는 않았던 그런 스터디였다.
8월부터 11월까지는 <엘라스틱 스택 개발부터 운영까지>(김준영 외 저, 책만)라는 책으로 백엔드 개발자 분들과 스터디를 진행했다. 검색엔진에 대한 이해도 낮고, 백엔드 개발 경험이 적다 보니 내가 스터디에서 무언가 인사이트를 드린 적은 별로 없고 받기만 하다 끝난 것 같아서 이 점은 다소 아쉬움이 많다. 엘라스틱 스택(ELK)에 대한 학습을 하고 각자 간단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는 식으로 진행했는데, 나는 간단한 검색 어플리케이션을 Next.js 13 버전으로 만들어 보려고 했다. 만들다가 다른 일들이 많아져서 홀딩이 되었는데... 내년 초에 얼른 만들고 관련해서 블로그 글도 작성해 보려고 한다.
10월 즈음에는 <도커 교과서>(앨튼 스톤맨 저, 길벗) 라는 책으로 LIVID 라는 스터디 클럽에서 스터디를 진행했다. 여기서도 주로 백엔드 개발자 분들과 스터디를 진행했다. 기본적인 도커 이론부터 헬스체크, 디펜던시 체크, 오케스트레이션, 롤백 자동화 등 실무에서 쓰는 내용들까지 다 담겨져 있어서 책은 도커를 입문하시는 분들부터 중급자 정도까지 충분히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스터디 시간이 일요일 아침 9시였는데, 늦잠으로 못 들어간 적이 몇 차례 있었어서 그 점은 너무 아쉽다.
이렇게 보니 그래도 올 해 적지 않은 숫자의 북 스터디를 한 것 같아 뿌듯하면서도... 스터디 갯수를 조금 더 줄이고 깊게 파 보는 쪽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스터디를 하면서 느꼈던 인사이트들을 정리해서 스터디 마칠 때 블로그로 작성해 보는 것도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스트캠프 8기 멘토링
2021년부터 해왔던 부스트캠프 멘토링을 올 해도 하게 되었다. 6,7기 부스트캠프를 하면서 알게 된 캠퍼분들과는 지금도 가끔씩 연락을 하기도 하고 필드에서 종종 만나기도 한다. 그러면서 나도 자극을 받고 또 새로운 기술적인 방향도 알 수가 있어서 8기도 주저하지 않고 신청을 했다. 이번 기수는 특별히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멘토가 한 분씩 있어서 오히려 더 좋았다. 이전 기수에서는 혼자서 다 답변을 해 주다 보면 백엔드 쪽은 잘 모르는 분야인데 구체적인 답변을 해 주기 어려웠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같이 멘토를 맡았던 성원님은 네이버 백엔드 개발자셨는데, 이 분의 멘토링을 보면서도 배운 점이 많았다.
멘토링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항상 내가 만족할 만 한 수준의 답을 못 주는 것 같아 아쉽다. 아직 내 실력이 부족한 것도 있겠다만... 그러면 어디까지 실력을 키울 수 있는지, 그리고 프론트엔드에서도 분야가 정말 많은데 이걸 다 챙기는게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이런 생각도 든다. 나도 아직 프론트엔드 분야에서 내가 멘토로 삼을 만한 분을 많이 못 만나 보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멘토링을 계속 하는 것이 맞을까에 대한 고민 + 나도 어디선가 멘토링을 받고 싶다는 고민이 섞여서 오묘한 감정이 드는 이번 부캠 8기 멘토링이었다.
커리어리 파트너
커리어리에서 작년에 이어서 파트너(원래 큐레이터였는데 이름이 바뀜)로 활동을 하면서 매달 평균 10개 정도의 글 or 답변을 달고 있다. 주로 나는 커리어 카테고리에서 답변을 많이 다는 편이기는 하다. 사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달다 보면 내용이 진짜 비슷비슷한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런 내용은 그냥 블로그에 써버리고.. 링크를 달까도 고민을 하고 있다. ㅋㅋ 그래도 이렇게 답변을 달면서 질문자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것 같아서 그 보람에 계속 글을 쓰고 있다. 내년에도 좀 더 구체적이고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러한 글을 많이 쓰고 싶다.
테오콘 컨퍼런스 발표
테오콘 발표는 <생애 첫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 컨퍼런스 발표를 준비하며...> 블로그 포스팅에서 자세히 적어 놓았으므로 여기서는 생략.
여행 & 워케이션
전라남도 여행 (해남, 강진, 영암)
2월에 2박 3일 정도 전라남도 여행을 다녀왔다. 혼자서 다녀왔는데 당시 회사 일로 조금 지쳐 있는 상태였어서, 재충전을 잘 하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바람 잘 쐬고 왔던 기억이 난다. 사람이 적은 동네를 혼자 돌아다니니까 완전 힐링이 되는 점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이 때가 피지컬 100이 한창 유행할 때였어서 넷플릭스에서 밤 새서 정주행을 했던 기억이 있다. 넓은 2층 집을 혼자서 쓰면서 되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집의 컨디션과 가격으로 우리가 살(live, buy 둘 다) 수 있다면 많은 청년들이 꽤나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모든 것이 서울에 몰빵된 대한민국이 안타깝기도 했다.
숙소는 해남에 있었고 영암, 강진까지 돌아다녔는데 휴양림과 생태공원, 미술관, 섬 등을 방문했다. 혼자 여행하면서 가보고 싶은 곳이 생기면 그날그날 일정을 바꾸기도 했고 괜찮으면 한 군데 오래 머무르기도 하고 그 점이 참 좋았다. 갈낙탕이랑 미꾸라지 튀김 같은 음식은 살면서 처음 먹어본 것들도 많았다. 확실히 전라도 식당이 밑반찬이 엄청 다양하게 많이 나와서 그 점은 마음에 든다. 다만 혼자서 가기 어려운 식당들도 많아서 살짝 아쉬웠다. 영암 F1 경기장도 마지막에 방문했는데, 내가 간 날이 휴무일이라서 제대로 보지는 못하고 왔다.
고성 워케이션(feat. 맹그로브)
고성은 넥스터즈를 같이 했던 유진, 기람, 건호와 8월에 다녀왔다. 2박 3일로 짧게 다녀왔는데 그래도 오랜만에 근황 토크도 하고 바다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맹그로브 고성 지점이 아마 올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숙소랑 오피스 라운지 전반적으로 굉장히 깨끗하고 사용하기 좋았다. 바다를 앞에 두고 일을 하니 더 집중이 잘 되는 느낌도 있었다. 나중에라도 또 가보고 싶은 그런 곳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금요일에 내가 일이 많아서 늦게까지 작업을 해야 했고 또 다음날 먼저 서울에 올라와야 했다는 점이었다. 한 달 전부터 어렵게 예약부터 준비까지 한 일정이었고 시간 맞추기도 쉽지가 않았는데 함께 시간을 더 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했다. ㅠㅠ 일을 잘 해서 빠르게 끝내는게 남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절실히 느꼈던 워케이션이었다.
베트남 호치민&달랏 여행
추석 연휴 기간에 고등학교 친구들인 경원, 태승, 찬교와 베트남 호치민과 달랏을 4박 6일 여행했다. 비행기표는 거의 반년 전인 설날 즈음에 예매를 했고, 나머지 부분은 두 달 전 정도부터 구체적인 숙소, 일정 등을 짜기 시작했다. 이 조합은 성인이 된 후 3번째 같이 해외여행을 간 조합인데, 아마 누구 한 명 결혼하기 전까지는 이렇게 주기적으로 같이 여행을 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베트남에서 보낸 자세한 여행 일기는 블로그에 따로 정리했다. 호치민&달랏 여행 Part 1. Part 2. Part 3.
부산 워케이션
10월에 부산으로 가서 2주 정도 워케이션을 보냈다. 사무실은 남구 전포동에 있는 위워크 BIFC 점이었고, 집은 부산진구 연지동쪽에서 구했다. 이 기간에 사무실에서 일을 하면서 공휴일도 많았던 기간이라 공휴일과 주말에는 송정해수욕장에 가서 서핑을 하거나,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이라 센텀시티쪽으로 가서 영화를 보았다. 회사 차원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던 시기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충분한 휴식과 여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던 시기였다.
나는 서핑을 좋아한다. 잘하지는 못 하지만, 그래도 양양이나 부산, 제주 등을 갈 때마다 서핑을 틈틈이 하려고 한다. 송정에 서프홀릭이라는 서핑샵은 내가 2017년 처음 서핑을 시작했을 때 강습을 받았던 곳이었는데, 이번에도 여기서 강습을 받았었다. 언젠가는 서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따뜻한 지역에서 집을 꾸려 사는 것이 목표다. 이번에 부산에 가서 서핑을 3번 했는데, 더 잘하기 위해서는 자주 많이 연습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생각보다 영화 예매가 경쟁이 치열했다. 나는 예매를 좀 늦게 했는데, 그러다 보니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들 대부분은 이미 마감이었다. 나는 총 3편의 영화를 봤는데, <우리들의 공화국>, <알레마니아>, <모든것의 설명> 이렇게 세 편을 보았다. 세 편 다 인상적이었고 아무래도 일반적인 상업영화랑 다르다 보니 이해하기가 다소 어려웠던 부분도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다음에도 이렇게 국제영화제를 가서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경험이 좋았다. 내가 항상 익숙한 문화&언어&지역의 것들만 접하다가 낯섦을 접하면서 신선했다.
남해 여행
남해는 12월에 일주일 정도 다녀왔다. 직접 운전을 해서 왔다 갔다를 했는데 장거리 운전은 할 때마다 참 힘든 것 같다. ㅠㅠ
남해 미국마을 펜션에서 머무르면서 근처에 다랭이마을이나 독일마을, 충렬사 등을 방문했다. 머무르는 동안 비가 많이 와서 비가 오면 그냥 빗소리 들으면서 집 안에서 글을 쓰고 할 일들을 했다. 큰 계획이 없이 갔고 그래서 더 좋았던 남해 여행이었다. 낮에 피곤하면 빗소리를 들으면서 낮잠도 자고... 그러다가 나가고 싶으면 나가고 하면서 나는 정말 P구나 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시골은 밤에 금방 어두워져서 5시만 되어도 겨울에는 어디를 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밤에는 펜션에서 책을 읽거나 넷플릭스를 보거나 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머무르는 동안 직접 요리를 많이 해 먹고는 했는데, 이 과정이 참 행복했다. 나가서 사 먹은 적은 친구였던 경구와 제수씨를 만날 때 한 번과 혼자 밖에서 먹으러 나간 적 한 번 말고는 없었다. 나머지는 다 직접 요리를 했는데 닭볶음탕, 돼지고기고추장찌개, 알리오 올리오 등을 만들어 먹었다. 나는 이렇게 음식을 해 먹을 일이 많지가 않은데, 그나마 교환학생 시절 많이 해 먹었던 것 같다. 그 시절 생각도 나고 앞으로 얼른 내 집이 생겨서 직접 음식을 해 먹으면서 살고 싶다.
운동
JSRC (JamSil Running Club)
일 년 동안 잠실 러닝크루 JSRC에서 러닝을 했다. 매 주 꾸준하게 나가지는 못했고 한 해 동안 20번 정도 정규런을 나갔던 것 같다. 내년에는 더 자주 나가서 크루분들하고도 친해지고, 러닝 실력도 더 쌓고 싶다. 올림픽공원과 한강에서 주로 뛰었는데, 비정기적으로 시티런 형태로 가로수길을 뛰거나 동대문~종묘를 뛰는 날도 있었다. 지루하지 않게 매번 다른 코스를 고민해 주시는 운영진 분들께 감사하다. 러닝에 진심이시고 또 잘 뛰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여기서 자극을 참 많이 받는다.
F45
F45는 작년 말에 처음 시작해서 연초에 조금씩 나가다가 중간에 잠시 못 나갔다. 나는 꾸준하게 나오기는 어려워서 무제한 멤버십을 끊지 않고, 횟수권으로 끊어서 사용을 하는 편이다. 드문드문 나가다가 10월부터 멤버십을 끊고 꾸준하게 나가려고 노력했고 챌린저스도 참여했다. F45를 좋아하는 이유는 프로그램을 고민하지 않고 그냥 가서 열심히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운동 가기 전 생각을 할 필요가 없고, 운동이 시작되면 복잡한 생각을 안 할 수 있게 해주는 매력이 내가 F45를 내년에도 꾸준하게 하게 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10K 마라톤 대회
올 해는 10K 마라톤 대회를 두 번 나갔다.
2023 JTBC 서울 마라톤 (11월 5일): 00:57:58
JTBC 마라톤은 예전부터 꾸준하게 나가던 대회였는데, 이번에는 JSRC와 처음으로 함께 나가게 되었다. 오랜만에 뛴 10K 였고 당일 아침 컨디션은 참 좋았다. 비도 출발 전까지 오다가 딱 뛰기 시작하니 그쳤던 기억이 난다. 응원을 받으며 러닝을 시작했는데, NRC 앱에서 알려주는 페이스가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목표가 55분 언더였어서, 충분한 페이스라고 생각하고 기분 좋게 달렸다. 그런데 NRC 앱의 GPS로 측정하는 거리와 실제 주로에 표시된 거리가 다소 차이가 있다는 걸 절반 이상 뛴 시점에 알게 되었다. 남은 거리 열심히 달렸지만, 아쉽게도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다.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안 쉬고 부상 없이 완주했다는 것만으로도 칭찬하고 싶다.
긍정하프 마라톤 (11월 26일) : 00:59:27
JTBC 마라톤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신청했던 3주 뒤 열린 긍정하프 마라톤. 결론부터 말하면 기록은 더 안나왔다 ㅋㅋㅠㅠ 그래도 재석이형을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반가웠다. 재석이형이 나보다 더 잘뛰었는데, 본인도 본인 기록이 다소 아쉽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부상 이슈) 이 날은 컨디션이 엄청 좋지는 않아서 직전까지 뛸까 말까를 고민했었다. 그리고 아침에 날씨가 너무 추워서, 되게 두껍게 입고 왔는데 뛰다보니 더워지고 무거워서 결론적으로 악영향을 미친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독서모임 & 취미
문토
올해 초에 문토라는 소셜링 플랫폼에서 몇 번 모임을 가졌다. 22년 말 즈음 문토에서 셀렉티드 호스트로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주셔서 어떤 서비스인지 궁금해서 들어가 사용을 해 보기 시작했다. 올 해 1월 정도까지 사용을 했는데 독서 모임, 영화 모임, 스키장 모임 이렇게 주로 나갔다.
참여했던 모임들은 대부분 경험이 좋았다. 독서 모임은 일회성 모임이었는데 새로운 사람들과 각자 자신이 읽은 책 소감을 나누고 서로의 인사이트를 다양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 모임은 마치 대학교 MT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오랜만에 밤 새서 재밌게 놀았다. 스키장 모임도 주변에 스키장을 친구들과 가려면 스케줄 잡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스키를 좋아하고 잘 타는 사람들과 원하는 시간에 갈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편했다. 웰리힐리 리조트도 처음 가보았는데 스키를 타기 너무 좋은 환경이었다.
다만 2월 이후로는 이 모임을 나가지 않고 있다. 이유는, 너무 일회성 모임의 성격이 강하고 꾸준하게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지만 그러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점? 이 컸던 것 같다. 올해 부터는 나이 앞자리가 바뀌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사람을 계속 막 만나기 보다는 잘 맞는 소수의 사람과 오래 관계를 이어 나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문토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이 분명히 많았지만, 두 번 세 번 이렇게 계속 만나기는 어려웠던 그런 환경이어서 아쉽지만 1월까지만 문토 모임을 참여했었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문토 모임에서도 계속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내가 그러지 못했을 뿐...)
리드잇zine & 컨셉진 기고
정식으로 출판된 책은 아니지만 두 권의 책의 전부 혹은 일부를 담당해서 기고했다. 예전부터 언젠가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면서 살아왔는데 조금씩 그 꿈에 다가갈 수 있어서 기뻤다. 글을 쓸 때는 사실 무척 힘들었다. 시간을 내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나를 누르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지나고 나 보니 조금 들었다.
리드잇zine은 이번에 기고한 건 7호 매거진이었고, 2021년 3호 매거진에도 한 번 기고를 한 적이 있었다. 리드잇zine은 교보문고 컴퓨터/IT 분야 에디터 분께서 작업하시는 작은 책이다. 이번에는 리드잇zine 7호의 전체 주제는 <개발하는 마음>이었고 그 중에 나는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마음으로> 라는 주제로 내가 어쩌다가 개발자가 되었는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 보았다. 군 시절부터 해커톤 나간 이야기, 교환학생 간 이야기, 실리콘밸리 간 이야기 등등 딱 내 본격적인 개발 공부 시작 직전까지 적어보았는데, 이 글을 개발자 친구한테 보여주니 "그래서 개발 이야기는 어딨어?" 라는 피드백을 들었다. ㅋㅋ 다음번에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또 다시 글을 쓰게 될 때는 개발 이야기를 많이 담아서 쓰고 싶다.
컨셉진은 온전히 나의 이야기를 나 혼자 쓴 책이다. 미션캠프라는 곳에서 제안을 받아 작성을 해 보게 되었다. 얇은 책이지만 이 책의 내용을 내가 다 혼자서 담으려고 하니 진짜.. 힘들었다. 나에게 소중한 물건 7가지를 통해 나를 소개하는 섹션, 내가 인상깊게 접한 책, 영화, 음악, 그리고 셀프 인터뷰와 주변 지인들의 나에 대한 이야기까지... 한 달 이상 컨텐츠를 쥐어 짜내느라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래도 이렇게 예쁘게 책으로 나와서 너무 뿌듯하다. 한 권을 사은품으로 더 받아서 이 책은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
프랑스어 공부
영국 교환학생 다녀온 이후로 언젠가 프랑스어를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며 살았다. 책도 샀고, 팟캐스트도 들었다. 하지만 하다가 말다가를 반복했고 그래서 조금 더 제대로 해보기로 마음을 먹고 4달 정도 16주 과정 학원을 등록했다. 3월부터 6월까지 오후 12~2시 교대역 쪽에 있는 림박프랑스어 학원에서 기초반 강의를 들었다. 이 시간은 고정일정이 없어서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되게 쉽지가 않았다. 예를 들면 금~토 리트릿을 갔다가 12시까지 교대를 가는 건 진짜 힘들었다. 보통 전날 늦게까지 놀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16주 수업을 한 번도 안 빠지고 완강했다. 지금은 새로운 다음 수업을 듣기 보다는 일단 16주 수업 때 배웠던 내용을 한 번 천천히 복습을 해 보고자 한다. 내년에는 DELF B1을 따는 것이 목표이다. 언젠가는 프랑스에 가서 살아보고 싶은 꿈이 있다.
나를 완성하는 북클럽
문토에서 만났던 안다린님과 인연이 되어서 '나를 완성하는 북클럽(나완북)' 모임을 상반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한 마디로 나를 알아가는 모임으로 매 주 안다린님이 나를 알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질문을 수십가지를 주신다. 그러면 그걸 바탕으로 답변을 쭉 노션에 하면, 이걸 안다린님이 보시고 필요에 따라 추가 질문을 주시는 식으로 4주 동안 진행되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잘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어서 안다린님께 다시 한 번 정말 감사하다. 비록 이 시기에 회사 일이 많아서 더 많이 시간을 내고 참여하지는 못 했지만, 짧은 시간 나를 돌아볼 수 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어쿠스틱 기타 연습
시간이 생기면 연습을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어쿠스틱 기타를 사 놓기만 하고 몇 달째 못 치고 있다. ㅠㅠ 음악을 향유할 수 있는 그정도의 여유가 있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보면서 종종 한다.
(개발 외) 독서모임
링크드인에서 알게 된 박재은님이 주최하신 PM 북클럽(오프라인)을 1월에 한 번 참여했고, <Continuous Discovery Habits> 이라는 원서를 읽고 진행했다. 제품을 만드는 관점에서 필요한 고민을 나눌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재은님은 연말에 <Cold Start>라는 원서로 북클럽을 한 번 더 온라인으로 열었는데, 온라인이다보니 서로 교류가 적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대학교 동문 분들과 분당, 수지 쪽에서 하는 독서모임을 10월 정도까지 참여했었다. 매 달 한 권씩 책을 읽었는데 주제는 매 번 다양했다. <인버스>,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헤이트>, <화가가 사랑한 바다>, <최종경고: 6도의 멸종>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골고루 읽었다. 이 분들과는 2021년부터 온라인으로 같이 독서모임을 했는데, 정말 언제 만나도 편하고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분들이다. 일정이 바빠지면서 한 시즌을 쉬고 있다.
글또 8기 안에서 북또라는 채널을 만들어서 독서모임을 진행했다. 개발자들끼리 모였지만 항상 개발 책을 읽지는 않았다. <부분과 전체>와 같은 철학, 과학 책도 읽고 <나는 왜 쓰는가>와 같은 에세이도 읽었다.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은 <개발자 7년차, 매니저 1년차>인데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대화가 즐거웠다. 여담으로 이 모임 멤버중 한 분이 우아한형제들을 다니셔서 롯데월드 타워 우형 사무실을 처음 방문해 보았다. 뷰가 정말 예뻤다 ㅋㅋ
연말에는 트레바리를 다시 시작했다. <철학> 관련 북클럽과 <리더십> 관련 북클럽을 둘 다 클럽장이 있는 모임으로 들어갔다. 11월 ~ 내년 2월까지 진행하는데 지금 각각 2번, 1번씩 모임을 했지만 이미 인사이트를 충분하게 많이 받고 있어서 지불한 비용이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트레바리 후기는 다 끝나고 제대로 한 번 블로그에 글로 정리를 해 보려고 한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
2023년 1월 1일, 새해 첫 날
올 해 첫 날에는 동생인 재원이와 캐나다에 사는 사촌 동생 앤디와 함께 서울 투어를 했다. 처음으로 청와대를 가보았고, 종로 거리와 종묘, 삼청동 거리를 걸었는데 나도 자주 가본 동네가 아니라 여행하는 기분이었고 좋았다. 사촌 동생 앤디는 캐나다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고 한국말을 조금은 알아 듣지만 대부분 영어로 대화를 했던 것 같다. 보드게임 까페를 같이 갔는데 앤디가 굉장히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또 이 친구도 공대생이라 당시 핫했던 지금도 핫한 ChatGPT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2023년을 시작하면서 오롤리데이라는 문구샵에서 1년치 큰 포스터 캘린더를 적기로 마음 먹었다. 내 삶의 흔적들을 색깔별로 마스킹 테이프를 통해 적고 나중에 한 해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 보고 싶었다. 다행히도 올 해 말까지 이 캘린더를 잘 완성할 수 있었다. 부족한 부분도 참 많이 보였지만, 잘 다듬어서 내년에는 더 멋진 캘린더를 만들어 보고 싶다.
키메스(KIMES) 전시 & 워크샵
회사에서 3월 키메스 전시 부스를 준비하는 작업을 3월에 했었다. 나는 메인 멤버로 그걸 준비하진 않았지만, 운영 기간에 코엑스 전시장 부스에 가서 방문객들께 회사를 소개하는 일을 같이 도와서 했다. 굿닥은 여기서 접수 서비스와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메인으로 방문객들에게 보여주고 설명을 했다. 짧은 시간 이 일을 하면서 참 많은 걸 느꼈다. 대표적인 것 두 가지만 공유해 보면 1. 테스트는 다양한 환경의 기기에서 꼼꼼하게 해 보아야 한다. 2. 개발(제품을 만드는 일)이 제일 쉽고 제품을 파는 건 더 어렵다.
그리고 4월에 워크샵을 갔는데 속초로 갔다. 많은 일이 있었는데... 다 적기는 좀 그렇고 ㅋㅋ 암튼 재미있게 놀다가 왔다! 회사에서 간 처음이자 마지막 워크샵이 되었다. 앞으로는 이렇게 회사에서 워크샵을 가게 되면 정신줄을 잘 잡고 놀아야 겠다 ㅋㅋ
튜더 블랙베이 58 & 지샥 머드마스터 GWG-2000 구매
나는 시계를 좋아한다. 남자가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액세서리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시계 하나 하나에 의미를 담아 구매를 하기 때문에 매일 차고 다니면서 그 의미를 떠올리고는 한다. 인생에서 어떤 마일스톤을 세우고, 그 마일스톤을 달성하면 나에게 주는 보상으로 시계를 하나씩 선물하는 편이다. 2022년에 내가 개인적으로 세웠던 마일스톤이 있었고, 그걸 이루었다. 그래서 올해 초 시계를 하나 구매했다. 정말 여러 브랜드를 알아보고, 백화점 가서 방문도 해보고 차보기도 하고 등등 시간을 많이 쏟아서 고른 시계는 바로
튜더 블랙베이 58 블루 색상이다. 원래는 이 시계를 살 생각이 크게 없었는데, 매장에 가서 손에 차보고 딱 이 시계가 내 거라는 느낌이 와서 큰 결정을 했다. 아마 2023년 내가 한 소비 중에 가장 큰 소비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 시계는 다이버 워치로 나와서 방수 기능이 기본적으로 잘 되어 있고, 스포츠 등을 할 때도 큰 문제 없이 잘 사용할 수 있어서 자주 차고 다니는 시계가 되었다.
원래는 시계를 이렇게 사면 또 2~3년 이후에 하나씩 사고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올 해는 필요에 의해 한 개의 시계를 더 구매하게 되었다. 바로 카시오 지샥 머드마스터 GWG-2000 이다. 나는 올 해 8월에 아프리카 케냐를 가게 되었는데, 휴대폰을 들고 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흙길을 많이 걸어야 할 가능성이 높았고, 알람 기능도 시계에 필요했었다. 그래서 이 시계를 연 중에 한 번 더 구매를 하게 되었다.
손목시계인데 참 다양한 기능이 많다. 예를 들면 세계 시간 기능이 있어서 지역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그 현지 시간으로 맞춰준다. 온도와 고도도 측정해서 알려준다. 태양열로 배터리가 충전이 되어서(솔라 패널) 태양 빛만 잘 비추는 곳에 두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도 있다. 케냐에서 잘 쓰고 돌아왔고 앞으로도 산을 탈 때나 좀 지저분한 작업을 해야 할 때 이 시계를 차고 다니지 않을까 싶다.
장발 청산
3년 가까이 (정확히는 33개월) 기르던 머리를 과감하게 짧게 잘랐다. 자른 이유가 있기 보다는, 머리를 길 필요성을 더 못 느껴서이다. 긴 머리로 해볼 수 있는 것들은 얼추 다 해본 것 같고, 꽁지머리도 묶어보았고, 이제는 장점보다는 단점(관리하기 어려움, 지저분해보임, 시간 오래 걸림 등)이 더 커서 잘랐다. 다행히 자른 이후 주변 반응은 99%가 "자른게 더 낫다" 이다.
퇴사
10월 즈음 3년 조금 넘게 다닌 굿닥을 퇴사했다. 자발적 퇴사는 아니고, 회사의 사정에 의해 나오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처음에는 많이 당황스러웠고 또 마음이 힘들었지만, 부산에서 그 소식을 들으면서 동료들과의 대화가 큰 힘이 되었고 또 잘 작별하고 나올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기도 하다. 아마 새로운 곳에서 또 치열하게 일을 잘 하라는 하나님의 계획이라 믿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새 회사로 이직을 할 계획이다.
퍼스널 컬러 진단
11월에 생애 처음으로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아보았다. 이렇게 색상에 따라 내 분위기가 바뀌는 걸 눈 앞에서 직접 보니 너무 신기했다. ㅋㅋ 원래 1시간 30분 상담이었는데, 디자이너 선생님이 거의 2시간 반 가까이 퍼스널 컬러와 패션까지 엄청난 피드백을 주셨다. 내 계절은 Spring Vivid로 2월 말 ~ 3월 초에 어울린다는 말씀도 해 주셨다.
넥스터즈 회고모임
올 해도 연말에 넥스터즈 회고모임을 했다. 11월 즈음 종국님께 연락을 했는데, 같이 준비하자 하셔서 상철님, 지인님과 넷이서 준비를 시작했다. 3시간 정도의 회고 모임 하나를 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매 주 회의 그리고 홍보 문구도 쓰고, 공지사항도 쓰고, 구글 폼으로 신청도 받고 등등 행사를 위해 필요한 크고 작은 일들을 많이 했다. 다행히도 12월 28일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아 기쁘다. 오랜만에 반가운 넥스터즈 사람들도 만나고 또 새로운 24기 운영진 분들도 만나고 등등 여러 모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교회
- 토론토셀 : 교회에서 기독교 주제로 토론하고 변증하는 셀을 참여해서 동역자가 되었고, 내년에는 셀장으로 리더가 되었다.
- 워위지 찬양팀 사역 : 한 해 동안 평일 저녁 집회인 <워십 위드 지저스(Worship With Jesus)> 에서 찬양팀 싱어로 섬겼다.
- 주목자 사역 : 5월부터 매주 토요일 아침, 모란역 근처의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급식을 제공하는 봉사팀에서 섬겼다.
- 케냐 단기 선교 : 8월에 아프리카 케냐로 11일 간의 단기 선교 프로그램을 다녀왔다.
- 크리스마스 준비 : 12월 한 달간 성탄절 프로젝트(교회 밖 성탄절)를 교회 안에서 또래팀 팀장으로 이끌고, 크리스마스 파티도 준비팀에서 속해서 준비했다.
그 외 내용들
읽은 책
올 한 해는 총 45권의 책을 읽었다.
이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책을 3권만 꼽아보면
-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정희원 저)
- 개발자 7년차, 매니저 1일차 (카미유 푸르니에)
- 이지성의 1만 킬로미터 (이지성 저)
이렇게 꼽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본 영화 & 드라마 & 뮤지컬
올해는 10편 가까이 영화&드라마&뮤지컬을 보았다.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작품을 4개만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 오펜하이머 (놀란 감독, 킬리언 머피 주연 / 영화)
- 엘리멘탈 (피터 손 감독, 레아 루이스 주연 / 영화)
-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황정민, 정우성 주연 / 영화)
- 사랑의 이해 (유연석, 문가영 주연 / 드라마)
들은 음악
한 해 동안 정말 많은 음악을 들었다. 사실 찬양 사역을 하다보니 CCM을 엄청 듣기는 했다.
일반 노래 중에서는 아래 음악들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 No Roots (앨리스 머튼)
- Like You Love Me (타우렌 웰스)
- Memories (Conan Gray)
- I'm So Tired Of Love Songs (Wildflowers)
- Amor (Beak A)
개인적으로 올 해는 피아 워십, 그리고 아가파오 워십 음악을 참 많이 들었다. ㅎㅎ
투자 성과
정확한 금액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전체 수익률은 -35.68% -> -11.99% 로 약 23.69%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다.
블로그
올 해 중간에 GA4 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GA 통계는 조금 누락이 발생했다. 어쩔 수 없이 티스토리 통계만 가지고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한다.
올 한 해 블로그를 전반적으로 소홀히 하니 확실히 결과로 바로 나타났다. 1월에는 방문자 숫자가 16,613명이었는데 12월인 지금 8,191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내년에는 더욱 더 블로그에 높은 퀄리티의 글을 많이 써야겠다. 올 해는 스스로 만족할 만한 높은 퀄리티의 기술 주제 글이 많이 없었다. 반성하자...
누적 방문수는 718,719명으로 내년에 100만명을 돌파하는 걸 목표로 해 보려고 한다.
2023 목표 점검 및 2024 목표 설정
(1월 중순 이후 추후 작성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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