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05.26 ~ 26.05.29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의 어려움
나는 작년 여름, 열정적이고 선한 개발자들과의 길고 꾸준한 관계를 만들고 싶어서 <느슨한 결합 모임>이라는 커뮤니티를 하나 만들었다. 지향하는 방향은 직장 동료와 친구의 교집합과 같은 느낌의 관계를 만들고 싶었다. 훌륭한 엔지니어가 되는 커리어적인 목표와 좋은 삶이라는 라이프스타일 관련 목표를 지향하는 모임을 만들고자 했다. 자주 보지는 않지만, 가끔 만나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고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러한 관계를 바라고 시작했다. 한 달~두 달 간격으로 모임을 계속 열었고 그때마다 나나 다른 멤버분이 아젠다를 내서 발제 모임을 가졌다. 작년 말에는 연말 회고도 함께 했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일 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잘한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고 반반인 것 같다. 우선 잘한 점은 이 덕분에 각기 다른 회사의 열정적인 개발자 분들을 만나고 관계를 이어 나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회사 동료들만 만나다 보면 우리 회사의 시스템, 문화에 갇혀서 시야가 좁아지기 쉬운데, 다른 회사 분들과 교류하면서 우리와 비슷한 문제를 저분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 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커리어, AI, 행복, 삶의 지향점, 롤 모델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참 많이 했다. 그리고 모임은 굉장히 느슨하고(한두 달에 한 번 주기) 필참이 아니기 때문에 멤버들이 크게 부담을 안 느끼고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반면에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첫 번째로는 운영 비용이 꽤 컸다는 점이다. 영리적인 목적은 하나도 취하지 않았지만 장소 대관, 음식 주문 등의 경우 비용이 발생했고 회비를 걷었는데 불참 의사를 당일에 통보하는 케이스들이 생기다보니 이러한 문의에 대응하고 환불하고 하는 것들을 신경써야 했다. 나는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회비를 전액 환불하는 원칙을 가져가려 했고 비용 때문에 마음이 어려워지는 케이스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취지는 좋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운영적인 대응을 내가 일일이 다 해 주다 보니 지쳤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문의, 정산 등의 절차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커뮤니티의 플라이휠을 만드는 것이 참 중요하면서 어렵다는 것도 느꼈다. 커뮤니티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 많은 인사이트를 주고받고 -> 이로 인해 커뮤니티의 가치를 느끼고 -> 계속 참여하는 구조를 나는 기대했다. 그런데 이걸 동작하기 위해서는 1. 서로 친하거나 2. 기버(Giver)가 많아야 했음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모임을 자주 열면, 친해질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이 직장인인 모임에서 이러한 잦은 일정에 부담을 느끼고 이탈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는 나의 가설이 있었다. 그래서 모임 주기를 느슨하게 가져가려고 한 것인데, 그러면 서로 친해지지 못했고 결속력이 떨어지게 되었다. 우리가 고등학교나 대학교 친구는 3년 혹은 4년의 시간을 함께 보냈고 그 시간 가운데 친밀함이 쌓였기 때문에 오랫만에 만나도 결속력이 생기는데(이 마저도 서로 오래 연락을 안 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나는 자주 만나지도 않고 서로 많은 교류를 많이 하지도 않은 관계에서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서로가 친해지길 바랬던 것이다.
이번 여름에는 따로 오프라인 모임 없이 이러한 내가 발견한 문제들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사회에서 만난 관계는 오래 가지 못한다는 선입견, 편견을 과연 내가 깨버릴 수 있을까?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잘 모르겠다. 그래도 나한테 이러한 관계가 꼭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후회되지 않는 만큼은 열심히 해 보려고 한다.
성장하고 싶은 갈망
지금 회사를 다닌 지 2년이 넘고 이 직무(웹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 일을 한 지도 어느덧 6년 차가 되다 보니, 업무가 익숙해지고 정체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내가 커리어 안에서 어떻게 영향을 확장하고 더 성장할 수 있는지, 몸값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계속하게 된다.
회사 안에서 더 많은 업무를 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물론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또 여러 외부적인 요소들의 영향도 있다 보니 쉽지가 않다. 회사 일에 더 몰입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요즘 인프런, 패스트캠퍼스 등 여러 온라인 교육 사이트를 보면서 내가 듣고 스킬업을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종종 살펴본다. 데이터, AI, 인프라 등등 사실 공부할 것들은 많다. 그런데 뭐랄까? 쉽게 손이 가진 않는다. 스킬적인 걸 내가 배운다고 해서 나의 몸값이 올라갈까? 성취감은 있겠지만, 그게 나의 커리어에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아니면 이러한 것들을 공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나에게 있지는 않을까?
해외 온라인 대학원도 조금씩 알아보고 있다. 조지아 공대의 OMSCS 과정이나 CU Boulder의 온라인 석사 등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방법들이 꽤 있는 것 같다. 나에게 부족한 컴퓨터공학 관련 기본기나 운영체제, 네트워크, 시스템 설계 등의 분야에서 조금 더 전문적인 지식을 쌓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여러 과목들을 보면 데이터 관련, 보안 관련 과목들도 있는데 지금 내 직무와 조금 다른 분야의 지식을 쌓는 것이 나중에 나의 커리어 확장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기용 멘토님의 경우도 30년의 커리어를 돌아보면 직무가 10년 단위로 계속 바뀌었던 것 같다.
결국 이것저것 알아보기만 하고 고민만 깊어지고 시작을 못 하는 일상의 반복이다. 내가 대학원에 가야지 마음먹은 건 사실 22년~23년 이때부터였는데, 그때 대학원을 준비해서 시작했다면 올해 졸업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인생의 정답은 없으니 내가 생각하기에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결정하고 빠르게 실행하는 연습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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