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06.01 ~ 26.06.05
나의 노력의 방향은 올바로 나아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나의 삶에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꽤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는 편이다. 이따금씩 드는 생각은 내가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충분히 의미 있다고 판단되지 않는 일을 하는 상황이 주어진다거나, 내가 벌인 일들을 책임감 있게 가져가기 위해 자잘한 잡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거나 하는 등의 경우 말이다. 동일하게 열심히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이 나한테 의미가 있고 보람이 느껴지면 그 일을 힘들어도 잘 했다고 느껴지는 반면, 의미가 없는 일을 반복할 경우 나는 급격하게 지치고 소위 말하는 '현타'가 온다.
최근에 나는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잘 쌓아 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면서 이에 대한 노력의 방향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이 되는 지점이 있다. 개발자라는 직업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과연 내가 앞으로 계속 경쟁력이 있는 개발자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계속해서 든다. 요즘 AX, Forward Deployed Engineer와 같은 AI를 산업에 적용하는 직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데, 이러한 직무로 나의 영향력을 넓히는 선택을 해야 하는지 이러한 고민도 든다. 이제는 프론트엔드, 백엔드, 모바일, 인프라 등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는 느낌이 든다.
회사에서도 AI를 여러 영역에서 쓰고 있다. 코딩을 할 때, 자잘한 업무를 맡길 때, 이미지를 만들 때, 나의 부족한 지식을 보완 및 검증할 때 등등. AI 덕분에 업무 생산성이 올라간 건 이제는 자명하다. 그러나 이 변화가 나만 생긴 건 아니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개발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기에 이 부분 역시 경쟁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떻게 하면 더 AI를 잘 쓸 수 있을지를 계속해서 고민하게 되고, 사실은 이러한 고민이 요즘은 좀 피로하다. 나한테 도움을 주는 녀석이면서, 동시에 나한테 압박을 주는 AI를 어떻게 더 깊게 알고 업무에 적용해야 할지 앞으로도 고민을 계속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이렇게 글을 쓰는 시점에도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노력할 자신은 있는데,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가 고민이다. 혹시나 내가 가야 하는 방향이 서쪽인데, 동쪽으로 노력하는 건 아닌지… 이런 걱정이 들 때도 있다. 요즘은 이러한 이야기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 어떠한 목적이나 계산 없이 우리가 각자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지를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많이 두고 싶다.
교우 멘토링을 하며 느낀 점
이번 주 월요일에 대학교 후배 3분을 만나서 교우 멘토링을 했다. 컴퓨터학과, 데이터과학과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생들이었다. 아무래도 가장 큰 고민은 취업이었다. IT 및 게임 산업에 대한 질문부터, 앞으로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현업에서는 AI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등등 다양한 주제로 질문을 많이 해 주어서 나도 이러한 주제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취업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가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었고 또 중요한 질문이었다. 그런데 정작 나도 이 답을 잘 모르겠다. 내가 취업을 하던 시절에는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취업을 한다고 하면 기본적인 컴퓨터 공학 지식을 쌓고,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프로젝트를 몇 개 해 보면서 실무에서 사용하는 리액트, 타입스크립트 등의 지식을 쌓으면 된다는 식으로 답변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걸로 부족해 보인다. 이미 몇 년 사이에 개발자 시장은 포화 상태에 있으며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고, 그 안에서 신입 개발자로서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은 점점 더 줄어든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후배분들에게 했던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는 부분은 다음이다.
AI가 만든 결과물은 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렵다. 누구나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AI를 개발에 사용하되, AI가 하라는 대로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AI의 답변을 검증하고 비판적으로 보면서 나만의 결과물을 만들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AI를 이해하면서 쓰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인간인 우리가 져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개발을 처음 공부했던 2018년부터 지금까지 돌아보면, 그 사이에도 시장이 여러 차례 변했다. 알파고가 나오면서 컴퓨터학과가 인기 학과로 올라가고, 개발자라는 직업이 3D에서 많은 학생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로나가 터졌다. 세계 경제의 영향도 받아 개발자 수요가 폭증했고 개발자 연봉이 올라갔다. 그렇게 2~3년간의 행복한 생활을 마치고 코로나가 끝나고 금리가 올라가면서 개발자들은 시장에서 그만큼 필요도 없어졌고 고연봉을 주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AI가 등장했다. 인간의 일자리를 하나씩 하나씩 AI가 대체하는 흐름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렇게 2~3년 주기로 확확 바뀌는 이 업계에서 하나의 깊은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로 멘토링을 마무리했던 것 같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질문해 본다. 나는 어떠한 깊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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