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06.29 ~ 26.07.03
너무 열심히 살게 만드는 나라
이번 한 주 몸이 안 좋다 보니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생겼다. 열심히 사는 삶이 가지는 부작용에 대해 한 주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뭐든지 열심히 하라는 말을 참 많이 들으며 자라 왔다. 그러다 보니 그게 맞다고 믿었고, 실제로 그런 나를 좋게 인정해 주는 사람도 주변에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나는 내가 열심히 살아온 삶이 너무 후회스럽다. 특히 나는 무언가에 몰두하면 시야가 좁아지기 쉬운 사람인데, 열심으로 인해 주변의 상황을 보지 못한 경우가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가족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친구가 뭐에 관심이 있는지, 연인이 어떤 힘듦이 있는지 이러한 것들을 그동안 너무 보지 못하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항상 무언가에 분주한 모습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도 눈치를 보게 만들고 마음이 어렵게 만들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열심히 살지 않으면 무가치하거나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사회적인 시선도 이러한 삶을 자의적, 타의적으로 살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열심히 살고 싶다면 그렇게 살고, 그렇지 않게 살고 싶다면 그렇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을 것 같다. 사회가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 조금만 멈추고 쉬어도 주변에서 그 사람을 낙오자로 만드는 시선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요즘은 쉬는 청년들을 "쉬었음 청년"이라고 용어를 붙여서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것 자체만으로도 나는 구분 짓고 평가하는 기준이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일을 하는 청년들은 옳고, 쉬는 청년들은 틀렸다는 기성 세대들의 인식이 반영된 단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들이 왜 쉬고 있고, 왜 쉬어야 할 수밖에 없는지를 유심히 관찰하면 좋겠다.
부상투혼이라는 말도 참 폭력적이라고 느껴진다. 아프면 멈추고 쉬는 게 정상이고 당연한 건데, 아픈 걸 참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대단하다고 치켜세운다. 나는 이러한 말들을 보면서 우리가 아픈 걸 참고 일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푸시하는 문화를 만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살다 보면 아픈 게 마치 죄처럼 여겨지고, 본인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 아픈 사람이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닌데, 안그래도 힘든 상황 속에서 사회적인 시선마저 그 사람을 비난한다면 그러한 사람들은 2배 3배 더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의 모습을 세상의 기준이 아닌 나의 존재 그 자체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무엇을 잘 해서 인정받고, 성취해야 내가 잘 살고 있고 좋은 사람인 것이 아니라 그냥 나라는 사람 자체로서도 충분히 잘 하고 있고, 충분히 소중하며,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 사회가 계속해서 점점 더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그러한 개인의 개성과 색깔이 더 많이 드러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타인을 비난하고, 평가하고, 욕하는 그러한 모습들이 너무나도 팽배해 있는 시대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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